지난 21일 오후 방송된 JTBC '아는 형님'에서는 축구선수 이동국이 전학생으로 출연했다.
이날 교실문을 열고 등장한 이동국은 "대한민국 최고의 발리슛을 자랑하는 축구선수이자 사랑하는 아내와 다둥이까지 모든 걸 다 가졌고(高)에서 전학온 이동국"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강호동은 "지금까지도 활약하고 있는 살아있는 레전드"라며 현역 최고령 선수, K리그 최다 득점 기록 보유 등 이동국의 활약상을 읊었다. 이를 들은 이동국은 "내 기록을 깨는 사람은 없을 거다. 잘하는 사람은 이미 해외로 진출하니까"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동국은 2002년 월드컵 출전 선수로 발탁되지 못한 것에 대해 "그땐 내가 생각해도 밉상이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난 공격수이기 때문에 골만 넣으면 된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히딩크) 감독님은 희생과 헌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이었다"고 전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활약 후 전 국민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이동국은 "2002년 월드컵 역시 당연히 내가 그 자리에 있을 줄 알았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돌이켜보면 그때 히딩크 감독이 나를 엔트리에서 제외한 게 지금까지 계속 축구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던 것 같다. 히딩크 감독님은 몰라도 나는 그렇게까지 밉지 않다"고 말했다.
이동국은 2006년 월드컵 때에도 부상으로 인해 출전하지 못하는 불운을 겪었다. 이에 대해 이동국은 "2002년 월드컵 후 2006년 월드컵만을 목표로 훈련해왔다. 그런데 예기치 못하게 십자인대 부상으로 수술과 출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었다"며 "선택할 땐 힘들었지만 수술을 받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다. 위를 쳐다보지 않고 앞만 보고 가니까 계속 올라갈 수 있었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이동국은 "이렇게 오랫동안 축구선수를 할 줄 몰랐었다"며 "지금 내 또래들은 모두 감독을 하고 있다. 심지어 대표팀 코치조차 나보다 어리다"고 밝혔다.
현존하는 필드 선수 중 가장 최고령이라는 이동국. 가장 어린 선수와의 나이 차를 묻는 말에 "고등학생인 내 조카와 실제 친구가 내년에 우리 팀에 들어온다"고 전해 놀라움을 안겼다.
이후 이동국은 축구 인생의 은인으로 최강희 감독을 꼽으며 "전북 현대 영입 당시에 '네가 열 경기, 스무 경기 동안 골을 못 넣어도 계속 뛰게 해줄게'라고 하셨었다. 열 경기 동안 한 골을 못 넣었는데도 정말 계속 기회를 주셨다"며 "죄송해서 마음이 불편했는데 다음 시즌부터 골을 넣기 시작하면서 결국 득점왕까지 갔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중동의 이적 제안도 최강희 감독과의 의리를 지키기 위해 고사했다는 그는 "집이 계약서까지 날아왔고 사인만 하면 갈 수 있는 거였다. 그때 아내에게 '감독님은 날 버려도 되는데 난 (감독님을) 버릴 수 없다'는 말을 했었다"고 털어놔 감동을 안겼다.
'나를 맞혀봐' 코너에서 이동국은 '내가 우리 선수들한테 가장 자주 하는 말'을 문제로 냈다. 정답자는 서장훈. "언제까지 나랑 뛸지 모른다. 형 마지막 시즌이야"라는 말이었다. 이동국은 "시즌이 시작할 때마다 '올해가 형 마지막 시즌이다', '같이 우승컵을 들자'고 한다. 그런데 그렇게 말한지 5년이 됐다. 이제 후배들이 이 말을 믿지 않는다"고 밝혀 웃음을 안겼다.
한창 녹화가 진행 중이던 때, 누군가 교실 문을 두드렸다. 문이 열리고 이동국과 함께 등장한 사람은 다름 아닌 아들 시안이. 이동국은 "아직 초등학교도 안 갔는데 벌써 고등학교에 왔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아형' 멤버들은 시안이에게 이름과 나이, 유치원 반 이름 등을 물었고 똑 부러지게 대답하는 시안이를 삼촌 미소로 흐뭇하게 바라봤다. 시안이는 장래희망을 축구선수라고 밝히기도 했다.
'강호동과 아빠 이동국 중 누가 더 잘생겼냐'는 질문이 주어지자 "안 말할래요"라고 비밀에 부쳤던 시안이는 김영철과 이동국의 외모 질문엔 "아빠(가 더 잘생겼다)"고 단호하게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시안이는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노래가 임재범의 '너를 위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누나를 비롯해 가족 모두가 좋아하는 노래였기 때문. 시안이는 삼촌들 앞에서 '너를 위해'를 불렀고, 깜찍한 모습에 형님들은 뜨겁게 호응했다. 이어진 '히든 아빠 찾기' 게임에서는 아형 멤버들 사이에서 아빠 이동국의 손과 발을 찾아내 이동국을 감동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