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캅스' 카메오 출연 정도 이외엔 유독 2019년엔 뜸했던 하정우. 지난 19일 개봉한 영화 '백두산(이해준·김병서 감독)'으로 1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백두산' 개봉을 시작으로 다시 촘촘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백두산' 개봉 이후 취재진과 만난 하정우는 최근 근황을 묻자 "요즘 최악이다"라는 의외의 답을 내놓았다. 지난 9월 크랭크인한 영화 '보스턴 1947(강제규 감독)'을 촬영 중이기 때문이다. 하정우는 "'보스턴 1947'을 대전에서 촬영하고 있다. 저녁에 '백두산' 홍보 스케줄이 있으면 서울에 왔다가 다시 대전에 내려가는 스케줄을 반복하는 중이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백두산' 홍보가 마무리될 무렵 '보스턴 1947' 해외 촬영도 소화해야 한다. 이에 대해 그는 "호주에서 1월 10일 첫 촬영을 해야 한다. 그 전까지 한국 촬영 분량을 다 찍어야 한다. 호주에서는 멜버른에서 차로 세시간 거리에 있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찍을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보스턴 1947'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첫 국제 마라톤 대회인 1947년 보스턴 국제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 우리나라 선수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강제규 감독이 '장수상회' 이후 4년 만에 내놓는 신작이다. 하정우는 극 중 손기정 감독 역을 맡았다. '백두산'을 찍으며 다리 부상을 입기도 한 하정우는 마라톤을 소재로 한 영화에 출연하는 것에 대해 "다행히 감독 역할이라 많이 뛰지는 않는다"며 웃었다.
하정우의 스케줄은 끝나지 않는다. '백두산'이 스크린에 걸려있는 동안 또 다른 영화 홍보에 들어간다. 배우 김남길과 함께 출연한 영화 '클로젯(김광빈 감독)'을 2월 선보인다. 덕분에 새해 바로 다음 날인 1월 2일부터 제작보고회 일정을 시작해 개봉까지 바쁜 홍보 일정을 소화한다.
'클로젯'은 엄마가 죽은 뒤 사이가 소원해진 아빠와 아들이 산속에 있는 집에 갔다가 벌어지는 일을 그린 공포영화다. 하정우가 아빠 역할을 김남길이 퇴마사를 연기한다. '하정우의 공포영화'라는 낯설지만 신선한 신작이다. 최근 '백두산'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예고편이 공개된 후 "잘 빠졌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또 다음 작품이 기다리고 있다. 1월 말 혹은 2월부터 '터널' 김성훈 감독과 재회하는 영화 '피랍' 촬영에 돌입한다. '피랍'은 1986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외교관이 납치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던 사람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작품이다. 윤종빈 감독과 함께하는 '수리남'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내년에는 김성훈 감독과 모로코에서 '피랍'을 찍고, 도미니카 공화국에 가서 '수리남을 촬영해야 한다"는 하정우는 "2018년 상반기를 놀았더니 그 후폭풍인 것 같다. '피랍' 이후에 1년 정도는 쉬어야 하나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