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서 감독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극중 선화라는 인물이 짧게 등장하지만 관객 분들에게 큰 인상으로 다가와야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병헌이 연기한) 리준평이라는 인물의 서사를 이끌어가기 위해 동력이 필요했고, 준평과 선화 사이의 에너지원을 가져가고 싶었다. 깊고 강렬함을 전해줄 수 있는 배우가 누가 있을까 고민했다. 사실 딱 한 사람밖에 떠오르지 않았다"며 전도연을 캐스팅하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또 "그래서 어렵게 부탁했다. 저와는 이전부터 같이 작업했었고, 이해준 감독님 작품을 이전부터 응원해줬다. 사적으로도 자주 보면서 응원을 해준 배우다. 쉽지 않은 선택이셨겠지만 저희를 응원하는, 감사한 마음으로 흔쾌히 어려운 선택을 해주셨다. 정말 감사했다"면서 "카메오라는 것이 굉장히 조심스럽다. 전도연은 영화의 흐름 안에서 선화로서 존재해줬다"고 극찬했다.
이해준 감독은 "선화라는 인물은 짧게 등장하는 그 단면만으로 전사를 유추해야 했다. 긴 히스토리를 그 신의 분위기만 보고 설명이 돼야 했다. 인물의 존재만으로도 신뢰감을 줄 수 있는 배우가 저희에게는 꼭 필요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전도연이 흔쾌히 촬영에 응해줘서 저희에겐 그 순간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한쪽에서는 이병헌 소파에는 전도연, 뒤돌아보면 하정우가 있다. 모든 스태프, 모두가 숨도 못 쉴 정도로 압도 당한 촬영이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병서 감독은 "전도연은 촬영을 진행하지 않을 때도 소파를 떠나지 않았다. 생명력이 얼마 남지 않은 선화의 느낌을 쉬는 시간에도 그대로 가져갔다. 정말 다시 한 번 감탄했다"고 말했다.
19일 개봉한 '백두산'은 남과 북 모두를 집어삼킬 초유의 재난인 백두산의 마지막 폭발을 막아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신과함께' 시리즈를 제작한 덱스터스튜디오의 신작이자 순 제작비 260억원이 투입된 작품이다. 이병헌을 비롯해 하정우, 마동석, 전혜진, 배수지가 출연한다.
이해준 감독은 '천하장사 마돈나', '김씨 표류기' 등의 전작에서 특별한 발상과 연출력으로 호평받아왔다. 김병서 감독은 '감시자들' 공동 연출에 이어 '백두산' 공동 연출을 맡았다. '신과함께-죄와 벌', 'PMC: 더 벙커'에서 세련되면서도 드라마틱한 촬영을 선보인 바 있다. '김씨 표류기'와 '나의 독재자'를 통해 감독, 촬영감독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는 두 사람. '백두산'을 통해 새로운 시너지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