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새 소속팀 토론토에는 잠재력이 뛰어난 젊은 야수가 즐비하다. 게티이미지 야수는 육성, 투수는 보강. 2016시즌에 시카고 컵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테오 엡스타인 사장이 2011년에 부임한 뒤 내세우고 실천한 기조다.
내야수 크리스 브라이언트, 하이에르바에즈 등 2011~2014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로 지명한 선수들의 성장을 유도했다. 마운드는 정상급 좌완 선발투수 존 레스터를 영입해 원투 펀치를 강화했고, 2016시즌 도중에는 리그 대표 클로저던 아롤디스 채프먼을 영입해 뒷문을 강화했다. 스터프를 갖춘 투수를 영입해 단기전 경쟁력을 강화했고, 젊은 선수들이 활력을 불어넣었다. 108년 만에 '염조의 저주'를 깼다.
류현진의 새 소속팀 토론토도 흡사한 행보다.
메이저리그 전체 유망주 1위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0)가 올 시즌 빅리그에 데뷔했다. 명예의 전당 헌액자인 블라디미르 게레로의 아들로 주목받은 그는 마이너리그에서 뛴 289경기에서 타율 0.331·장타율 0.531·44홈런을 기록하며 다른 선수와는 비교가 불가한 재능을 보여줬다. 체격 조건, 힘, 선구안은 부친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빅리그 데뷔전에서 2루타를 치며 주목을 받았고,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서는 역대 최다(91개) 기록을 세웠다.
2019시즌에 12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2·15홈런·69타점을 기록했다. 유명세에 비해 저조한 성적이고 신인왕도 수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타격 발사각만 교정하면 데뷔 시즌 증명한 괴력이 발산될 수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토론토에는 게레로 주니어처럼 재능을 증명한 2세 야구인이 또 있다. 내야수 케반 비지오(24)는 통산 3060안타를 기록한 크렉 비지오의 아들이다. 9월 18일 볼티모어전에서 히트 포 더 사이클을 기록하며 장타력과 기동력을 두루 증명했다. 메이저리그 역대 2호 부자(父子)의 기록이었다. 20홈런을 기대할 수 있는 내야수다.
보 비셋(21)은 통산 274홈런을 기록한 단테 비셋의 아들. 7월 30일 캔자스시티전에서 데뷔한 뒤 11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갔고, 그 가운데 13개는 장타로 장식했다. 46경기에서 타율 0.311·11홈런. 성적으로는 게레로 주니어나 비지오보다 낫다.
토론토도 서비스 타임 문제는 냉정했다. 여느 팀처럼 유망주를 한 시즌이라도 더 묶어 두려고 했다. 그러나 재능 있는 신인급 선수들이 이른 시일 안에 빅리그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계획성을 갖고 실천한 건 분명하다. 성장세와 숙제도 명확하게 확인한 세 선수의 성장세는 차기 시즌에 더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
토론토가 당장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는 전력이 됐다고 보긴 어렵다. 그러나 야수진 리빌딩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고, 약점이던 선발진은 외부 영입을 위해 투자를 감행했다. 토론토의 가장 최근 포스트시즌 진출은 2016시즌이다. 암흑기 청산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