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해치지않아' 언론배급시사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해치지않아'는 망하기 일보 직전의 동물원 동산파크에 야심차게 원장으로 부임하게 된 변호사 태수와 팔려간 동물 대신 동물로 근무하게 된 직원들의 기상천외한 미션을 그린 이야기를 그린다. '달콤, 살벌한 연인', '이층의 악당' 손재곤 감독의 신작이자 1626만 관객을 동원한 코믹 수사극 '극한직업' 제작사의 신작이다. 안재홍, 강소라, 박영규, 김성오, 전여빈 등이 출연한다.
원작 웹툰을 바탕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뿌리가 웹툰인만큼 동물 없는 동물원이라는 기발한 설정으로 시작됐다. 손재곤 감독은 방대한 분량의 원작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각색해 영화에 담았다. 이에 대해 그는 "스토리를 영화에 맞게 각색한 이유는 웹툰은 2시간짜리 영화에 담기에 분량이 많다. 더 재미있고 풍부한 상황이 있다. 드라마 플랫폼이었다면 웹툰에 더 충실했을 것 같은데, 2시간에 압축하기 위해 스토리를 새롭게 짰다. 웹툰에서 재미있었던 상황들을 꼼꼼하게 살피고 그 효과를 내기 위해 충실하게 각색했다"면서 "웹툰에서의 캐릭터가 보여주는 코미디와 실사 배우의 코미디는 연기 스타일이나 편집 리듬감이 다르기에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동물 탈을 쓴 인간들이 관람객들을 감쪽 같이 속여야 한다. 가짜 동물이더라도 움직임이 자연스러워야 했다. 게다가 실제 동물들도 자주 등장한다. 자연스러운 구현이 쉽지 않았을 터. 손재곤 감독은 "웹툰으로 구현 가능한 것과 실사 구현 가능한 것이 달라서 특수 효과 담당자와 많은 상의를 거쳤다. 구현 가능한, 가능한 원작을 살리는 방향으로 했다. CG같은 북극곰 같은 경우도 메인 플롯이 아니라 사실은 서브 플롯이라고 한다. 인간과 같이 살아야 하는 야생동물에 대해 다루고 싶은 욕심에서 스토리를 만들었는데 CG는 어떤 작품이든 열심히 한다. 잘 전달이 됐으면 좋겠다"고 털어놓았다. '해치지않아' 안재홍은 극중 야심만만하게 동산파크로 온 새 원장 태수 역을 맡았다. 태수는 대형 로펌의 수습 변호사로, 동물 없는 동물원의 새 원장 자리까지 떠맡게 된다. 콜라 먹는 북극곰의 탈을 쓰고 동산파크를 살린다. 이 영화를 찍으며 안재홍은 그 어느 때보다 신났다고. 그는 "북극곰 슈트의 무게감을 최대한 몸에 익혀서 자연스러운 움직임처럼 보였으면 했다. 좋아하는 동물의 슈트를 입게 돼서 아주 즐겁고 신났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짠내 전문 배우 안재홍은 이번에도 역시 특기를 살려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이에 대해서는 "태수라는 인물은 언제 잘릴 지 모르는, 생계형 수습 변호사다. 그런 위태로움 속에서 그 인물이 느끼는 절박함이 잘 드러났으면 했다. 동물원에서 뭔가를 할 때 느껴지는 쾌감을 같이 느끼셨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정작 정규 변호사가 됐을 때 마냥 좋지만은 않은 아이러니를 잘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강소라는 외길 인생의 수의사 소원을 연기한다. 어린 시절부터 동산파크에 드나들었던, 동물들을 제 몸처럼 생각하는 수의사다. 태수의 제안으로 사자 탈을 쓰게 된다. 강소라는 "최대한 몸을 가리는 방법, 은폐 엄폐하는 방법을 연습했다. 사람이 탈을 쓰고 있으면서 불편해하는 모습을 연출하려고 했다"며 사자 탈을 쓴 인간을 연기한 소감을 전했다.
박영규가 동산파크의 전 원장 서원장 역을 맡았다. 기린의 목을 목 빠지게 들며 동산파크 살리기에 나선다. 박영규는 "저는 나이도 먹고 힘도 없어서 탈을 쓰니 힘들더라"며 웃었다. 이어 "어렸을 때 동물원에 가서 감동했던 추억이 있었는데, 이 영화를 하면서 그 추억처럼 놀 수 있었다. 배우로서보다도 같이 친구들과 재미있게 동물원 놀이를 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김성오가 사육사 건욱이자 순정마초 고릴라를 연기한다. 사육사 해경을 맡은 전여빈은 나무늘보로 변신한다. 두 사람은 극중 러브라인을 형성하기도 한다. 전여빈은 "전작 때문에 김성오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다. 포스가 넘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처음 보자마자 저에게 '나무늘보와 정말 닮았다'고 하더라. 그 한마디에 마음이 해제돼 장난도 많이 쳤다. 가까이 보면 눈이 참 예쁘다. 갈색 눈이다. 맡은 역할인 고릴라와 케미도 잘 맞았다. 아무런 거리낌 없이 마음이 열렸다. 케미가 아주 좋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