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희 흥국생명 감독과 차상현 GS칼텍스 감독. IS포토 박미희(57) 흥국생명 감독과 차상현(46) GS칼텍스 감독은 성하지 않은 몸 상태에도 불구하고 같은 마음으로 새벽부터 공항으로 달려 나왔다.
지난 5일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전 참가차 인천공항에서 태국으로 떠나는 여자 대표팀의 출국길에 박미희, 차상현, 이영택 KGC인삼공사 감독이 배웅을 나왔다.
그 가운데 박미희 감독과 차상현 감독은 컨디션이 저조했다. 박미희 감독은 며칠 전부터 심한 감기 몸살에 시달리던 중이었다. 평소 경기 때 작전타임 때와 달리 목소리가 거의 잠겨 들릴 듯 말 듯 했다. 이날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나왔다. 취재진이 몸 상태를 걱정하자 박 감독은 옆에 있던 차상현 감독을 가리키며 "허리 디스크 수술을 했다"고 귀띔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감독님께서 고질적으로 허리 통증을 안고 있어 3주간의 휴식기를 이용해 수술했다. 이제 막 조금씩 걷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두 감독은 몸 상태가 안 좋았지만, 선수들의 응원하고자 새벽에 일어나 공항으로 발걸음을 옮긴 것이다.
또 한 가지 공통점은 양손에 선물 꾸러미가 들려 있었다는 것이다. 바로 소속 팀 선수 이재영과 강소휘가 공항에 배웅나온 팬들에게 받은 선물을 "숙소에 보관해달라"고 전달한 것이다. 보안 등의 이유로 팬들에게 받은 선물을 비행기에 갖고 탈 수 없어 때마침 현장에 마중 나온 감독에게 부탁했다. 박미희 감독은 "재영이가 감독님이라고 다정하게 부르며 다가와 애교 있게 부탁하더라"고 소개했다.
부상 없이 소속팀에 복귀했으면 한다. 흥국생명은 레프트 이재영, 리베로 김해란, 센터 이주아 등 3명이, 외국인 선수 루시아 프레스코까지 포함하면 총 4명이 각 대표팀에 차출됐다. GS칼텍스에선 강소휘가 유일하게 뽑혔다. 이재영은 아킬레스건 상태가 조금 안 좋고, 강소휘는 11월 말 오른 새끼손가락 탈구 부상을 당한 적 있다. 두 감독은 "대표팀 선수 모두 다치지 않고 돌아왔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리그는 휴식기 중이나, 지휘봉을 잡은 감독은 소속 팀에 남은 선수들을 데리고 훈련에 한창이다. 오는 14일부터 리그는 재개된다. 여자부는 현대건설이 승점 33으로 선두에 오른 가운데, 흥국생명(승점 30점)과 GS칼텍스(28점)가 우승을 향해 바짝 추격하고 있다. 하지만 그에 앞서 대표팀의 선전을 응원하는 데는 한마음이다. 차상현 감독은 "대표팀을 응원한다"고 했고, 박 감독은 "이겨서 올림픽 티켓을 따오겠죠"라고 기대했다.
오는 12일까지 태국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선 우승국에만 아시아 대륙에 마지막 한 장 남은 올림픽 티켓이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