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대부분의 프로스포츠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은 선택된 자들만 누릴 수 있는 축제였다.
실력과 인기를 모두 가진 선수들만이 참석할 수 있는 무대. 많은 종목에서 올스타전 참가 멤버를 팬들의 인기투표로 선정하는 이유다. 이는 팬들이 가장 원하고, 팬들이 가장 보고 싶은 선수들을 출전시키는 것이다. 곧 팬들과 소통하고 팬들의 마음을 함께 하고자 하는 의지다.
19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올스타전. 이 올스타전은 기존 올스타전과 조금 다른 방향성을 제시했다. 올스타전에 나서는 24명의 선수들은 이전과 같은 팬 투표로 선발했다. 팬 투표 1위를 차지한 허훈(부산 KT)이 주장으로 이끄는 'TEAM 허훈', 2위를 기록한 김시래(창원 LG)가 캡틴인 'TEAM 김시래'로 나눠 올스타전을 치렀다. 각 팀에 12명 씩 선수들이 포함됐다.
이번 올스타전이 다른 의미를 가지는 이유는 소외된 선수들까지 초대했다는 점이다. 스타들만 참석할 수 있는 올스타전에 KBL 10개 구단 모든 선수가 참가를 했다. 올스타전은 KBL의 얼굴이자 전통이다. 이 무대는 KBL과 프로구단들의 발전과 성장 그리고 흥행을 위해 노력을 한 모든 이들이 참가할 자격이 있다. 그중 선수들은 더욱 그렇다. 스타가 아니라 해도 그들은 KBL의 중요한 구성원이자 KBL을 지탱하는 소중한 자원이다. 이번 올스타전은 이들에게도 손을 내밀었다. 1997년 시작된 올스타전 역사상 최초로 등장한 장면이다.
올스타전이 열리기 전 가진 국민의례. 10개 구단 선수 200여명과 감독 및 코칭스태프 30여명 등이 코트를 가득 채웠다. 감독들이 태극기를 들었고, 모두가 함께 애국가를 불렀다. 관중들로 꽉 찬 경기장에서 코트를 꽉 채운 KBL의 모든 구성원.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아름답고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이외에도 이번 올스타전 곳곳에 10개 구단 모두가 함께 한 노력이 있었다. 올스타전 경기부터 10개 구단 소속 선수들이 참가했다. 올스타전에 참가하지 않는 10개 구단 선수들은 각 구단별로 마련된 행사 부스에서 팬들을 맞이했다. 이외에도 스카이박스 방문, 좌석 안내 등 경기장 곳곳에서 팬들과 함께 호흡했다. 3점슛 컨테스트와 덩크 컨테스트에도 10개 구단 선수 모두가 참여했다. 10개 구단 신인 선수의 합동공연이 펼쳐졌고, 10개 구단 감독 자유투 대결 역시 흥미를 이끌었다. 올스타전 경기에 뛰지 못했을 뿐이다. 그들은 농구 팬들과 호흡하며 올스타전을 함께 즐겼다.
이번 올스타전이 가진 큰 의미. 올스타전의 외연을 넓힌 것이다. 가치를 높인 것이다. 우리만의 올스타전이 아닌 '모두의 올스타전'으로 새롭게 만들어냈다.
이런 최초의 시도는 농구 팬들의 열렬한 지지와 환영을 받았다. KBL 올스타전 최초로 인천에서 열린 올스타전은 만원관중으로 가득찼다. 7800석의 경기장은 경기 시작 약 2시간 전에 일찌감치 매진이 됐다. 올스타전이 매진된 것은 2016~2017시즌 부산에서 열린 올스타전 이후 3년 만이다. 매진에 끝나지 않았다. 입석 1904표가 더 팔려나갔다. 경기장 내 통로와 난간까지 정말 관중들로 꽉 찼다.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당연히 10개 구단 팬들이 모두 경기장을 찾았다. 10개 구단 감독들이 자유투 대결을 할 때에는 각 구단별 응원전이 치열하게 펼쳐지기도 했다. 이날 총관중은 무려 9704명. 인천 전자랜드의 홈구장인 이곳에서 가장 관중이 많이 들어찼을 때는 2014-2015시즌 11월 기록한 9094명이다. 올스타전이 이 기록을 깼다. 올스타전이 인천 농구 역사상 최다 관중을 품었다.
경기는 수많은 빅재미와 이벤트 속에서 진행됐고, 결과는 'TEAM 허훈'이 'TEAM 김시래'를 123-110으로 꺾었다. MVP는 'TEAM 허훈'의 김종규(원주 DB)가 선정됐다. 기자단 투표에서 김종규는 83표 중 55표를 획득하며 MVP 영광을 품었다. 김종규는 사상 첫 올스타전 MVP를 차지했다. 김종규는 상금 500만원을 받았다. 많은 끼와 재능을 선보인 선수를 팬들의 ARS 투표를 통해 선정하는 베스트 세리머니상은 최준용(서울 SK)이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