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PARASITE·봉준호 감독)'이 20일 오전 10시(한국시간/현지시간 19일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제26회 미국배우조합상 시상식(Screen Actors Guild Awards·SAG)에서 영예의 '앙상블상(Cast In A Motion Picture)'을 수상한 가운데, 외신들도 '기생충'의 쾌거와 의미를 속속 전하고 있다.
콜리더(Collider) 수석기자는 '기생충' 팀의 앙상블상 수상 직후 "이번 수상으로 오스카 작품상은 '1917'과 '기생충' 2파전으로 좁혀졌다. 아직까지는 '1917'이 조금 더 유력하지만 감독협회상(DGA)에서 봉준호 감독이 수상자로 호명된다면 역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Entertainment Weekly·EW)는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이번 SAG 결과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브래드 피트와 르네 젤위거, 송강호의 사진을 나란히 걸어놔 눈길을 끌었다.
EW 측은 "'기생충'은 SAG에서 최고영화상을 수상했고 여러차례의 기립박수를 받았다"며 "봉준호의 드라마는 송강호·최우식·조여정·이선균·박소담·이정은·박명훈·정지소·정현준 등 뛰어난 캐스트로 동료 후보자들을 제압했다"고 축하했다.
송강호의 수상소감을 함께 전한 EW 측은 "'기생충'은 단 한 부문의 SAG 후보로 지명됐지만, 초반 영화가 소개됐들 때 청중으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 이는 최고영화상 후보 중 유일했다"며 "'기생충'의 SAG 수상은 다음 달 있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좋은 소식을 기대케 한다"고 내다봤다.
뉴욕타임즈(NewYorkTimes·NYT)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후보에 오른 9개의 작품 중 '기생충'과 '조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할리우드' '아이리시맨' '1917' 등 5개 작품을 유력한 수상 후보로 꼽으며 '5파전'으로 설명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 다른 작품상 후보인 '포드 V 페라리' '조조 래빗' '작은 아씨들' '결혼이야기'는 수상권에서 다소 멀어졌다고 콕 집어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NYT 측은 "'기생충'은 올해 후보에 오른 작품 중 가장 센세이션한 반응을 불러 일으킨 작품이다"며 "선호도 투표에서 1위를 받을 가능성이 높고, 역대 최초 외국어영화상과 함께 작품상을 거머쥘 가능성도 크다. 배우들이 후보에 오르지 못한 것은 감독상 수상 기회로 돌아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 팀의 SAG 후보 노미네이트에 대해 "북미 배급사와 홍보팀이 소식을 듣자마자 울고 소리를 지르며 광란의 환호를 쏟아냈다. 한 홍보 담당자는 경기를 일으킬 정도였다. 칸 황금종려상 수상만큼 좋아했다. 우리는 좀 어리둥절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들어보니 오스카 투표권자 대부분은 현역 또는 은퇴한 영화 업계 사람이고, 그들은 각각 감독·프로듀서·촬영 조합 등에 소속돼 있는데, 가장 많은 인원수를 자랑하는 조합이 배우조합이라고 하더라. SAG의 관심은 오스카 레이스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노미네이트만으로 대단한 그 상을 '기생충' 팀은 실제로 거머쥐는데 성공했다. 봉준호 감독이 어느 때보다, 누구보다 기뻐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현지 시상식에 직접 참석한 송강호·이선균·최우식·박소담·이정은 등 배우들은 진정한 주인공으로 평생 잊지못할 인생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한편 '기생충'은 내달 9일 개최되는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작품상(BEST PICTURE/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봉준호 감독), 감독상(BEST DIRECTOR/봉준호), 각본상(BEST ORIGINAL SCREENPLAY/봉준호·한진원) 국제장편영화상(BEST INTERNATIONAL FEATURE FILM) 미술상(BEST PRODUCTION DESIGN/이하준) 편집상(BEST EDITING/양진모) 등 6개 부문 최종 후보에 지명되는 기염을 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