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고은(왼쪽부터)·안혜진·이현. KOVO 제공 GS칼텍스 세터 트리오가 각자의 강점을 앞세워 공격력 극대화를 실현하고 있다.
1라운드에서 전승을 거두며 1위를 지키던 GS칼텍스는 주포 이소영이 발등 부상으로 이탈한 뒤 승수 추가가 더뎌지며 3위까지 밀렸다. 그사이 1, 2년 차 레프트 자원이 분전했지만 득점원강소휘까지 국가대표팀에 차출되며 전력 저하가 불가피했다. 주전이 모두 복귀한 뒤 치른 16일 현대건설전에서도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했다.
그러나 빠른 속도로 정상화됐다. 이소영의 경기 감각이 살아나면서 공격점유율을 삼분하고 있는 외인 러츠와 강소휘의 공격력도 배가됐다. 최근 3연승. 1월 29일 열린 KGC인삼공사전에서는 여섯 경기 만에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상승세 주역은 측면 트리오만큼이다. 그러나 이들만큼이나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는 트리오가 있다. 세터진이다. 주전 이고은(25)과 백업 안혜진(22)과 이현(19)이 각자의 단점을 커버하며 GS칼텍스가 다양한 공격 루트를 가동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이고은은 지난 시즌 종료 뒤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하고 잔류한 주전이다. 여섯 시즌을 뛰는 동안 세 팀을 거치며 두루 경험을 쌓았고, 화려하지 않지만 안정감 있는 경기 운영을 하고 있다는 평가. 무엇보다 레프트 자원인 이소영, 강소휘와의 호흡이 매우 좋다. 러츠와의 호흡도 시즌이 이어질수록 나아지고 있다. 수비 집중력도 뛰어난 편. 그야말로 살림꾼이다.
안혜진의 강점은 단연 서브다. 타점과 코트 빈 위치를 찌르는 정확도가 뛰어나다. 무엇보다 공의 움직임이 많다. 지난해 11월 6일 현대건설전에서는 홀로 서브 에이스 6개를 기록하기도 했다. 몸 상태 문제로 완주하진 못했지만 지난해 9월에 열린 2020년 도쿄올림픽 세계예선 대표팀에 발탁되기도 했다. 강점이 확실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에 이고은의 부상 공백을 메우며 경험이 쌓였다. 시즌 서브 4위(세트당 0.248개)에 오르며 의미 있는 성과도 남겼다. 경기 운영은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평가. 올 시즌 출전 시간은 지난 시즌보다 줄었지만, 공격력을 갖춘 세터이기에 여전히 중요한 내세울 수 있는 세터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선수는 신인 이현이다. GS칼텍스가 4라운드에 치른 네 경기가 가운데 두 경기에서 두 자릿수 세트를 기록했다. 주로 원 포인트 서버로 코트를 밟다가 출전 시간이 늘어났다. GS칼텍스의 보완점인 중앙 공격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는 세터다. 고전한 경기마다 문제로 여겨지는 부분이지만 이현이 투입되면서 한수지, 김유리 등 센터진의 공격이 활발해지고 있다. 신인 선수가 경기 분위기 전환을 끌어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경기 흐름에 따라 세 세터를 두루 투입하며 최선의 효과를 노린다. 각 세터의 경기 운영과 강화 되는 지점을 주목하는 것도 GS칼텍스전의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