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3일)은 정부가 고강도 부동산 규제 정책인 ‘12·16 종합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지 50일째를 맞는 날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가장 강력한 규제라는 평가를 받는 만큼 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1월 27일 기준)에 따르면 1월 넷째 주 서울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고가 아파트 가격이 지난해 6월 둘째 주 이후 처음으로 떨어졌다. 20일 기준 강남 4구가 상승세를 멈추는 데 이어 이번 주에는 하락으로 돌아선 것이다.
감정원 관계자는 "12·16 대책 영향으로 상승세를 주도했던 주요 고가 아파트의 하락과 외곽 중저가 단지의 갭 메우기 상승이 주춤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모두 하락 폭이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수치는 규제 발표 직전 최고점을 찍은 거래 탓에 이미 살 사람은 모두 산 결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지난해 11월 아파트 거래량은 1만1460건(1월 28일 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인 2018년 11월 거래량(1776건)과 비교하면 무려 5.5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고강도 세금·대출 규제가 포함된 12·16 부동산 대책 발표 직전에 막차를 탄 서울 주택시장 과열이 극심했다는 분석이다.
김광석 리얼투데이 대표는 “현재는 가격 조정 중이다. 지난해 이미 산 사람들이 상당수 있고, 나머지 사람들은 강남 3구 이외에 대체 지역을 찾아 나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가격이 단기적 하락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이유는 이 지역 부동산 가격이 다시 오를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여전하고, 수요도 많다는 것이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는 직장인 7592명을 대상 ‘2020 부동산 전망’에 대한 설문 결과를 지난달 20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절반에 가까운 47%의 직장인들은 올해 부동산 시장이 ‘상승한다’고 봤다. ‘하락한다’와 ‘변동 없다’는 각각 36%와 17% 비율이었다. 특히 이들은 수도권과 서울 강남을 각각 31%, 24% 비율로 투자 선호 지역을 택했다.
부동산 투기 수요를 잡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분명하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투기 수요는 사라져야 한다는 명제는 언제나 참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발표된 부동산 정책만 무려 18차례다. 너무 잦다. 분야도 금융, 세제, 청약 등을 망라한다. 현 정부 들어서 강남 3구는 물론 서울 아파트 가격 그래프는 큰 틀에서 늘 상향이었다. 정부의 규제 정책이 나오면 잠시 주춤했다가 다시 올라가는 식이다.
풍선도 너무 누르면 터진다. 터질 때 폭발음도 클 수밖에 없다.
김 대표는 “정부가 내놓은 대책을 보면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수요를 잡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보인다”며 “그러나 이런 규제는 역설적으로 이 지역에 몰리는 수요가 많다는 것을 확인하는 역할도 한다. 언젠가 규제가 풀리면 오를 수 있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