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여파로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앞서 5번, 12번 확진자가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CGV성신여대입구점, CGV부천역점이 잇달아 임시 휴업을 결정지으면서 그 파급력은 극장을 넘어 영화계 전체로 번지고 있다.
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주말이었던 지난 1일과 2일 극장 방문 관객수는 각각 46만 명과 36만 명 정도에 그쳤다. 설 연휴 관객들이 대거 극장을 찾았던 까닭도 있겠지만, 연휴 이전, 그리고 지난해 동시기와 비교해도 관객 수치는 훅 떨어진 모양새다. 복작거렸던 주말 풍경 자체가 사라졌다.
이에 현재 극장에 걸려있는 영화들은 물론, 2월 개봉을 앞둔 영화들도 흥행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남산의 부장들(우민호 감독)'과 '히트맨(최원섭 감독)'은 손익분기점 돌파를 코 앞에 둔 시기 관객몰이 제동이 걸렸고, 2월 개봉 예정작들은 개봉 연기까지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관람객들의 자발적 추천 입소문으로 장기 흥행이 예고됐던 '남산의 부장들'은 지난 달 31일부터 2일까지 3일간 50만8058명을 동원, 누적관객수 425만1627명을 기록했다. 박스오피스 1위로 고군분투 중이지만 설 연휴 최고 수혜작에서 한 주만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피해작으로 천국과 지옥을 오가고 있다.
'남산의 부장들'을 뒤따르고 있는 '히트맨' 역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건 마찬가지. '히트맨'은 33만7949명을 끌어모아 누적관객수 212만6964명을 나타냈다. 그나마 손익분기점 240만 명까지는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안도의 한숨을 자아낸다.
물론 관객수 하락 이유를 '무조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으로 돌리는 것은 무리가 있다. 설 연휴가 막 끝난데다가 2월은 전통적 비수기로 분류된다. 지난해 '극한직업'과 같은 신드롬급 작품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극장들은 오히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공포에 낙인 찍힐까 걱정하는 모양새다.
한 관계자는 "관객수 감소 이유는 다양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공간 방문을 자제하려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직접적인 영향과 피해는 두고봐야 할 것 같다"며 "각 극장들은 방역과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