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내전' 이성재가 사직서를 던졌다. 형사2부를 강하게 압박하는 새 지청장의 갑질에 사생결단을 내린 것. 시청률은 소폭 상승했다. 전국 4%, 수도권 4.1%를 기록했다. (닐슨코리아 제공, 유료가구 기준)
4일 방송된 JTBC 월화극 '검사내전' 14회에는 직장인 검사들의 수장 이성재(조민호) 부장의 수난 시대가 리얼하게 그려졌다. 김용희(남부장)와의 술자리에 이성재를 불러놓고는 "운전은 누가 하느냐"면서 치사한 행태를 보이는 등 김유석(최종훈) 지청장의 괴롭힘이 도를 넘어갔다. 이 가운데, 또 한 번 이성재를 난처하게 만든 사건이 터졌다.
이번에는 김유석, 이성재, 김용희 외에도 수석 부장판사와 두 부장 판사가 함께 모인 술자리였다. 각각 검사와 판사 조직에서 높은 지위를 가진 김유석과 수석 부장판사가 '검사동일체 원칙', '판사동일체 원칙'을 들먹이기 시작했다. 어떤 라인의 충성심이 더 뛰어나느냐를 두고 왈가왈부하던 두 사람. 급기야 늦은 밤, 자존심을 걸고 각자의 후배 검사, 판사들을 술집으로 호출했다. 형사2부 검사들도 예외는 없었다. 김유석의 난데없는 호출에 정려원(차명주), 김광규(홍종학), 이상희(오윤진), 전성우(김정우)까지 이미 퇴근한 형사2부 검사들이 헐레벌떡 달려온 가운데, 단 한 사람만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미 김유석에게 크게 찍힌 바 있는 이선균(이선웅)이었다.
다음날, 아니나 다를까 김유석은 지난밤의 출석률을 언급했고, "이건 상명하복 이전에 단합의 문제"라며 불참한 이선균을 저격했다. 회의에 들어가기 전 이성재와 무슨 말을 하든지 "나는 죽었다" 하고 참기로 약속했던 이선균. 그러나 "제가 술 마시다가 지청장님께 호출해도, 와 주신다는 겁니까?"라며 또 한 번 욱하는 성격을 참지 못하고 발끈했다. 김유석의 인내심도 바닥났다. 그러나 불호령은 이선균이 아닌 이성재를 향했다. 앞으로 형사2부의 모든 결재를 직접 하겠다며, 부장 검사 이성재의 결재권을 빼앗은 것. "정식으로 사죄하고 제대로 복종하라"라는 김유석의 메시지를 알아채고 비참해진 이성재는 굽힐지, 부러질지에 대한 선택에 고민했다.
이성재는 굽히길 택했다. 김유석을 찾아가 "일전에는 제가 주제넘었습니다"라고 사죄하며 무릎을 꿇은 것. 파격적인 굽힘이 통한 것일까. 놀랍게도 김유석은 지금까지의 일들이 허무해질 정도로 간단하게 화를 풀었다. 파격적인 이성재와 김유석의 관계 변화에 "결국 부장님이 굽히셨다"면서 형사2부가 술렁였지만, 이선균만은 "부장님이 그럴 분이야?"라며 이성재가 훗날 도약을 위해 연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성재는 도약을 준비하지도, 연기하는 것도 아니었다. 이선균에게 결심공판에 넘어온 '2K모터스' 사건을 김유석의 지침대로 따르라고 지시했다. 긴 고생 끝에 결재권도 되찾고, 김유석의 신임도 얻었지만, 어쩐지 훨씬 지쳐 보였다. 온몸으로 느껴지는 이선균의 실망 때문이었다.
그러던 중 이선균은 '2k모터스' 공판에 자신이 아닌 정려원이 나간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통제 불가능한 이선균에게 김유석은 공판을 맡길 생각이 없었다. 공들인 사건을 이대로 허무하게 놓치나 싶어 직접 김유석에게 따지려던 이선균은 "이제 내 말이 말 같지 않아?"라는 이성재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정려원의 공판을 참관했다. 반전은 정려원의 손에서 일어났다. 검사석에 앉은 정려원이 김유석이 원했던 낮은 구형이 아닌 이선균의 의견과 동일한 징역 7년을 밀어붙인 것.
김유석은 물론이거니와 피고인 강인상과 변호인 차순배(최태중)의 뒤통수를 통쾌하게 때린 순간이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놀란 사람은 이선균이었다. 공판이 끝난 후, 이선균은 정려원에게 다가가 "아까 차 프로가 구형을 하는데 처음으로, 마음이 놓이더라. 오늘 법정에서 차 프로, 진짜 멋있었다"라며 담백한 진심을 전했다. 그간 사사건건 싸우기만 했던 두 사람 사이에 동료로서 훈훈한 기운이 피어올랐다.
믿었던 정려원의 반항에 폭발한 김유석은 이성재를 향해 "앞으로 저 방(명주)엔 사건 주지 마"라며 고함쳤다. 그러나 이성재는 이미 무언가 결심한 듯 의연했고, "방금 그 지시는 따를 수 없습니다. 부디, 철회해 주십시오"라면서 품속에서 사직서를 꺼냈다. 이성재의 결연한 선택에 이선균도, 정려원도, 김유석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