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일정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변경됐다. ACL 일정이 변경되면서 개막을 앞둔 K리그에도 후폭풍이 불 전망이다.
AFC는 4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AFC 본부에서 긴급 회의를 개최, 본선에 참가하는 동아시아 6개국(한국·중국·일본·호주·태국·말레이시아) 협회 또는 연맹 관계자와 ACL 조별리그 경기 일정을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신종 코로나가 전세계로 확산됨에 따라 ACL 본선에 참가 중인 호주가 중국발 외국인들의 입국을 금지하면서 당장 다음주 11일과 12일 열리는 조별리그 1차전 퍼스 글로리-상하이 선화, 시드니FC-상하이 상강전 개최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AFC는 긴급 회의를 열고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중국팀과 상대하는 각국 팀들의 경기 일정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AFC의 이번 결정에 따라 K리그 팀들의 ACL 경기 일정에도 변화가 생겼다. 11일 열릴 예정이던 FC서울과 베이징 궈안의 경기가 4월 28일로, 12일 열릴 예정이던 수원 삼성과 광저우 에버그란데의 경기가 4월 29일로 밀렸다. 18일이었던 울산 현대-상하이 선화전은 5월 19일로, 19일 개최될 예정이었던 전북 현대와 상하이 상강의 경기는 5월 20일로 미뤄진다. 조별리그 1, 2차전 일정에 변동이 생기면서 16강 1, 2차전 일정 역시 바뀐다. 1차전은 5월 26일과 27일에서 6월 16일과 17일로, 2차전은 6월 16일과 17일에서 일주일 밀려 23일과 24일 치러진다. 8강전 이후 일정은 변동 없다.
문제는 ACL 일정이 변경되면서 K리그 일정도 일부 변동이 불가피해졌다는 점이다. 당장 ACL 조별리그 일정과 겹치게 된 K리그1 10라운드(4월 30일~5월 3일) 18라운드(6월 23일~24일) 일정이 조정돼 추후 공지될 예정이다. 연맹 측은 "ACL 일정 변경이 4일 결정됐기 때문에 K리그 일정 변경이 정확히 언제까지 이뤄진다고 확정하긴 어렵다"며 "구단과 협의 등 거쳐야 할 절차들이 있어서 최대 2주 정도 걸릴 수도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K리그가 개막을 연기할 가능성은 과연 얼마나 될까. 신종 코로나의 진원지인 중국은 확진자가 1만 명을 넘어서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자 다음달 22일 개막 예정이었던 슈퍼리그를 포함해 올 시즌 각급 모든 대회와 경기 일정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인접국이자 진원지인 중국의 결정에 K리그도 개막을 연기할 가능성이 있는지 궁금해하는 팬들이 많다. 연맹은 "현재까지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대신 K리그 1, 2부 22개 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가이드라인을 전달하고 만반의 준비를 하는 중이다. 농구, 배구 등 국내 프로리그가 철저한 방역 대책을 앞세워 일정 중단·변경 없이 시즌을 진행 중인 만큼, 축구도 충분히 정상적인 일정 소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K리그 한 구단 관계자는 "지난 시즌 K리그 흥행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팬들이 안심하고 경기장을 찾을 수 있게끔 철저하게 대책을 세우고 있다. 신종 코로나가 더이상 확산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한편 AFC는 중국팀 홈 경기의 경우 이미 4차전 이후로 미뤄진 만큼 따로 변경하지 않았으나 각 경기 개최 3주 전까지 상황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제3국서 중립경기로 진행한다는 대안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