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남산의 부장들'이 배우들의 연기로 화제를 모으는 가운데, 캐릭터 별 결정적인 장면이 공개됐다.
기대를 배신하지 않는 연기를 선보인 '남산의 부장들'의 이병헌, 이성민, 곽도원, 이희준. 인생캐릭터를 선보인 배우들에게 가장 결정적이고 잊지 못할 순간들이 있다. 배우와 관객 모두 일심동체로 꼽아본 장면들을 꼽아봤다.
먼저 중앙정보부장 김규평 캐릭터의 가장 중요한 순간은 바로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박통을 도청하던 장면이다. 박통(이성민)과 곽상천(이희준)이 자신을 두고 험담하는 현장을 직접 듣고 당황과 분노를 꾹꾹 눌러 담는 김규평의 심리를 이병헌이 소름 끼치게 소화했다 . 이병헌은 이 장면의 감정에 대해 “자신이 믿고 따르던 사람이 다른 누군가와 내밀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의 상실감과 실망감이었던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관객 후기에도 이 장면을 숨죽여 봤다는 내용들이 있을 정도로, 느껴보지 못한 극도의 긴장감이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다음은 “내가 원하는 걸 가지고 와” 라고 권력 2인자 김규평에게 소리 치는 박통의 모습이다. 박통이 본격적으로 본색을 드러내는 영화의 중-후반부부터 김규평과의 관계가 일그러지는데, 이 장면에서 이성민의 연기가 일품이라는 평. 이성민은 권력자의 권위와 카리스마를 그려낸 연기로 관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다음은 자신의 운명을 깨닫게 되는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곽도원)의 표정이다. 곽도원은 파리 방돔광장에서 시작해 파리 외곽 지역까지 누비며 폭발적인 추격 액션을 선보였다. 어디로도 도망갈 수 없어 체념한 듯한 그의 표정이 권력 2인자의 아이러니한 운명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시선을 이끌었다는 평이다.
대통령 경호실장 곽상천의 결정적 장면은 바로 청와대 참모 회의 신으로, 그는 “캄보디아에선 300만명이나 희생시켰는데 우리가 100만, 200만명 희생시키는 것쯤이야 뭐가 문제냐”고 말해 김규평(이병헌)을 분노하게 만든다. 이 대사는 개봉 후 관객들의 공분을 사며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제2의 권력자라 불리던 중앙정보부장(이병헌)이 대한민국 대통령 암살사건을 벌이기 전 40일 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개봉 3주차에도 절찬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