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선수의 전성기는 통상 30세 전후다. 이는 데뷔 나이와도 무관하지 않다. 보통 20대 중후반에 경륜 선수로 데뷔해 2~3년간의 적응기를 거친 뒤 힘과 기량이 최고점을 찍기 때문이다.
현재 경륜의 ‘황금세대’로 불리는 87년생(88년 1, 2월생 포함)들도 30세 전후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2015년도 그랑프리 경륜 우승을 차지한 박용범(33·S1)과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연속 그랑프리 우승 금자탑을 쌓은 정종진(33·SS) 등 87년생들이 5년 연속 그랑프리 경륜 우승을 휩쓸었다.
경륜계 변방이었던 충청권의 위상을 수도권과도 겨룰 만큼 끌어올린 황인혁(33·SS)과 경북권의 에이스 류재열(33·S1), 전라권의 희망 최래선(33·S1), 창원권을 대표하는 선행형 강자 강호(33·S1)까지 87년생들이 각 지역을 대표하는 중심에 있다. 아직도 이들의 황금세대가 레이스를 주도하며 전성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올해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는 후배(출생연도 기준)들이 있어 마냥 안심할 순 없다. 87년생을 가장 위협하는 후배로 89년생(90년 1·2월생도 포함)을 꼽을 수 있다. 창원권의 명실상부한 에이스 성낙송(30·S1), 단거리 스피드가 압권인 윤민우(30·S1), 동서울 팀의 차세대 에이스 정해민(30·S1), 전라권의 실질적 에이스 이으뜸(31·S1), 미원팀의 희망 양승원(30·S1)이 87년생들을 추격하고 있다.
이외 정하늘(30·SS)을 필두로 김포 팀의 차세대 에이스 정정교(30·S1), 우수급 판도를 흔들고 있는 25기 차석 장경구(30·A1)가 합류한 90년생도 언제든 87년생을 위협할 세대로 꼽힌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황금세대인 87년생들의 정상권 유지가 지속될 것으로 분석한다. 그들만의 장점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가장 많은 슈퍼특선급을 유지하며 질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고, 특선급에서도 최다 인원 배출로 양적인 면에서도 앞선다. 그리고 해마다 한두 차례 모임을 통해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시대가 변하면서 체계적인 영양섭취와 과학화된 훈련으로 운동선수들의 수명도 늘어나는 추세다. ‘30세 전후가 전성기’라는 말은 언제 바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