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주전 3루수 황재균(33)이 5툴 플레이어를 겨냥한다. 걸그룹에 버금가는 다이어트를 병행하며 체질 개선을 도모한다.
매년 새로운 키워드에 도전하는 선수다. 2015시즌을 앞두고는 장타력 향상을 위해 벌크업을 시도했다. 이전 시즌에 12개던 홈런이 26개까지 늘었다.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선하려는 시도는 이듬해도 이어졌다. 벌크업 탓에 후반기로 갈수록 체력이 떨어졌다. 성적도 악영향을 미쳤다. 2016시즌은 경기 체력, 시즌 체력 향상 목표로 삼았다. 후반기에도 타율 0.338·11홈런을 기록했다. 이 부문 개인 커리어하이도 해냈다.
2020시즌을 앞두고 내세운 목표는 5툴 플레이어다. 지난 시즌 타율(0.283)과 홈런(20개) 성적은 만족하지 못한다. 향상으로 노린다. 기동력도 지속해서 가동하고 싶다. 지난해 이맘때도 도루 30개를 목표로 내세웠다. 시즌 초반 도루 생산 페이스는 빨랐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성공률이 낮아졌다.
투손(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진행되는 소속팀의 스프링캠프를 소화하고 있는 황재균은 "반발력이 저하된 공인구의 여파로 인해 작전 야구가 중요해졌다. 팀을 위해서는 더 효과적인 주루를 해야 한다. 지난해는 큰 몸집으로 도루하려니까 몸이 아프더라. 그래서 몸의 구성을 바꾸고 싶었다"고 말했다.
근육을 길게 만드는 트렌드에 합세할 생각이다. 평소 메이저리거의 타격 영상을 자주 찾아보며 자신의 자세 안에서 비슷해지려고 노력했다. 몸의 체질도 마찬가지다. 프란시스코 린도어(클리블랜드), 크리스티안 옐리치(밀워키), 하바에르 바에즈(시카고 컵스) 등 근육질 체형은 아니지만 펀치력을 갖춘 타자들을 롤모델로 삼았다.
황재균은 "이제는 근육을 두껍게 만드는 게 아니라 길게 만드는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 코어의 힘이나 회전력이 있다면 체중이 100kg씩 나가지 않더라도 좋은 타구를 생산할 수 있다. 내가 홈런왕을 노리는 선수도 아니기 때문에 더 넓은 수비 범위와 빠른 주루를 하는 게 팀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지향점을 추구하기 위해서 몸부터 만들고 있다. 탄수화물은 피하고 지방을 주로 섭취한다. 간헐적 단식도 병행한다. 키토제닉 다이어트로 불린다. 기상 뒤 물에 식초 한 스푼, 마그네슘 반 스푼을 타서 섭취한 뒤 유산소 운동과 스트레칭을 한다. 점심은 아몬드 100알과 아보카도 1개를 먹는다. 저녁은 지방이 많은 식단으로 구성한다.
황재균은 "1월 31일부터 시작했다. 배는 고프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힘들지는 않다. 큰 무리가 없기 때문에 계속 병행하고 있다. 일단 스프링캠프가 끝날 때까지 해볼 생각이다"고 했다. 이어 "기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 (방식을 소개해준)트레이너도 하루에 고강도 웨이트트레이닝을 세 번이나 하더라. 적응되면 근육의 재생 속도가 빨라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야구 선수인 내게 적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야구는 1주일에 여섯 경기씩 치른다. 여름을 지나 시즌 막판으로 향하면 체력 저하에 시달린다. 황재균은 회복력이 좋아질 수 있는 식습관으로 최대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한다. 시즌이 개막해도 탄수화물 섭취량을 크게 늘릴 생각은 없다.
황재균은 사령탑이 인정한 2020시즌, KT 공격력의 키플레이어다. 그가 중심타선에 포진될 수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면 강백호, 유한준, 멜 로하스 주니어 라인의 응집력이 배가된다. 선수는 "3번 타자로 나설 수 있도록 보여주겠다. 타점도 100개 이상 기록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이를 위해 공복과 싸우며 체질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