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이 없는데 사과했고, 논란이 아닌데 또 논란으로 불거졌다. 기뻐만 하기에도 모자란 상황 속 진심으로 '왜?'라는 소리가 절로 터지는 촌극이 아닐 수 없다.
이하늬는 11일 자신의 SNS에 영화 '기생충(PARASITE·봉준호 감독)'의 역사적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을 축하하며 미국 LA 현지 축하파티에 참석 인증샷을 공개했다. 사진 속 이하늬는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기생충' 주역들과 함께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하늬는 '누가 보면 내가 상 탄 줄. 그런데 정말 그만큼 기쁘다. 오늘 잠은 다 잤다'며 한국을 넘어 세계 영화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기생충'의 성과에 진심어린 축하의 마음을 전했다. 이하늬 뿐만 아니라 공효진 역시 파티에 참석, 인증샷으로 기쁨을 함께 나눴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하늬와 공효진은 LA 체류 중이었고, '기생충' 측의 초대로 애프터파티에 참석했다. 봉준호 감독이 직접 언급했듯 아카데미 입성과 동시에 오스카를 휩쓴 '기생충'의 기록은 '한국에 특별한 일'인 만큼 온·오프라인은 온종일 '기생충'으로 떠들석했다. 일선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한달음에 달려가 축하인사를 건넨건 '기생충' 팀 입장에서도 분명 반가울 일이다.
이하늬와 공효진의 사진을 접한 대부분의 네티즌들도 시상식 직후 진행된 현지 애프터파티의 생생한 분위기를 간접적으로나마 체감할 수 있어 즐겁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이유모를 '불편함'을 표했다. 요지는 '기생충'의 일원이 아닌데 남의 잔치에 참석해 어울려 노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남의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싹쓸이 한 '기생충'의 쾌거에는 왜 함께 기뻐하는지 모를 일이다. '열폭'과 '질투'라고 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정작 사진 속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박소담, 박명훈 등 배우들의 표정은 '행복함' 그 자체다. 그들이 함께 해 행복했고 즐거웠다는데 '자격'을 따지며 이를 지적하는 이들은 무슨 자격을 갖고 있는 것일까. 무엇보다 이하늬와 공효진은 '기생충' 출연 배우들과 남다른 인연이 있다. 이하늬와 공효진은 이선균과 드라마 '파스타'를 함께 했고, 공효진은 최근 이정은과 '동백꽃 필 무렵'에서 호흡 맞췄다. 공효진은 최우식과 한솥밥을 먹고 있는 사이이기도 하다.
어떤 일면식이 없다하더라도 문제될 것이 없는 문제다. 국내에서 TV로 시청한 대중들의 마음이나, 영화인들의 마음이나 다를 바 없다. 오히려 동료들의 영예가 동료로서 더욱 감격스럽다면 감격스러울 일이다. 해외 각지에서도 축하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하늬와 공효진에게 보인 일각의 불편함은 그보다 더 많은 대중들의 불편함을 자아냈다.
이하늬는 결국 사진 삭제 후 "선배, 동료분들을 축하해주고 싶은 마음에 올린 피드에 마음 불편하시거나 언짢으신 분들이 계셨다면 죄송합니다. 개인의 감격을 고국에 있는 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앞섰던 것 같아요. 또 다른 한국 영화의 역사를 쓰신 분들께 해함 없이 충분한 축하와 영광이 가기를 바라며 그 모든 수고에 고개 숙여 찬사를 보냅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라고 사과 및 해명했다.
이하늬는 혹여라도 '기생충'에 피해가 갈까 발빠르게 대처한 것으로 보이지만, 네티즌들은 언짢음을 내비친 이들에게 역비난을 표하고 있다. '기생충'으로 행복했던 낮과 밤, 모두가 좋은 추억으로만 간직하길 바랄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