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사가(Saga)'의 끝은 새드엔딩이다. 올 시즌, 기성용(31)이 K리그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을 꿈꿨던 축구팬들의 바람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기성용의 K리그 복귀가 불발됐다. 기성용의 매니지먼트사인 씨투글로벌은 11일 "기성용이 10일부로 FC서울과 전북 현대 양 구단에 협상 종료를 고지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협상이 종료됨에 따라 기성용의 K리그 복귀 역시 무산됐다. 기성용 측이 밝힌 이유는 간단하고, 그만큼 씁쓸하다. "선의로 타진했던 K리그 복귀가 양 구단을 비롯한 K리그 전체에 혼란을 줄 수 있는 사태로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기성용 복귀설과 함께 쏟아진 여러 이야기들로 인해 서울과 전북 양 팀은 물론 팬들까지 혼란에 빠지면서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씨투글로벌은 "기성용이 올 시즌 K리그로 복귀하는 일은 매우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주 가까이 비시즌 축구계를 뒤흔든 '기성용 사가'의 시작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뉴캐슬과 결별 후 자유계약(FA) 신분으로 풀린 기성용이 K리그 복귀를 타진 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시작됐다. 전북과 서울, 두 구단이 기성용과 얽혔다. 전북은 기성용의 몸값을 부담할 수 있는 유일한 구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고, 서울은 기성용과 각별한 관계에 있는 친정팀이었다. 그러나 서울이 가지고 있는 우선협상권과 이로 인한 높은 위약금(보상금)이 문제가 됐다. 백승권 전북 단장은 "협상 진행 과정에서 위약금 조항을 알게 됐다. 상도의를 어기며 진행할 생각은 없다"는 뜻을 밝혔고 기성용과 전북 사이의 협상도 제동이 걸렸다. 이후 서울이 다시 영입 의지를 밝히며 재협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과는 해피엔딩이 아니었다.
좋은 마음으로 추진했던 K리그 복귀로 인해 모두가 상심하게 되는 상황은 기성용도 바라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끝내 기성용의 복귀가 무산되면서 서울, 그리고 대표팀의 주장이었던 스타 선수가 K리그에서 뛰는 모습을 기대했던 팬들은 아쉬움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흥행 열기에 기성용의 복귀라는 호재가 더해지길 바랐던 K리그 관계자들도 마찬가지다. 기성용 본인도 국내 복귀가 무산되며 상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씨투글로벌 측은 "(기성용이)복귀를 기대하고 계시던 국내 축구팬 여러분께 매우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K리그 복귀가 무산된 기성용은 현재 국외 리그 다수의 팀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