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라, 김형준, 전진이 '지구방위대' 첫 방송을 중심에서 이끌었다. 막장 안에서 깨달은 참된 노동의 맛, 인생의 맛이 공감을 자아냈다.
13일 첫 방송된 MBN '지구방위대'는 방위 및 공익근무요원 출신들이 뭉쳐 지구방위대를 결성, 공익 실현을 위한 행보를 보여주는 새 예능 프로그램이다.
방위 및 공익 출신들의 전우회로 오프닝을 장식했다. 김구라는 동사무소 방위 출신, 태사자 김형준은 법원 공익 출신, 태사자 박준석은 방위산업체 공익 출신, 우지원은 용인 동사무소 공익 출신, 박휘순은 농업진흥청 첫 공익 출신, 전진은 도시관리공단 공익 출신이었다.
현역에 가지 못한 이유는 각기 달랐다. 전진은 척추뼈가 약간 부러져 있어 재검을 4차례 받고 면제가 아닌 공익근무요원이 된 것이었다. 박준석은 기면증 때문이었다. 실제로 컵을 들고 자거나 횡단보도에서 잔 적이 있었다.
"현역이 가장 힘들지만 우리도 나름의 일을 했었다"고 강조하며 '지구방위대'를 통해 열심히 땀을 흘려 벌어들이는 수익은 기부를 하겠다고 전했다.
본격적으로 일이 시작됐다. 김구라와 김형준은 강원도 태백 탄광으로 향했다. 지하 600m로 내려가 석탄 30톤을 캐고 70kg의 철근을 옮기는 갱도 연장 작업이었다. 쉽지 않은 작업환경이었다. 주변엔 위험 요소가 가득했다. 그럼에도 광부들은 이 일에 대한 높은 자긍심을 가지고 일하고 있었다.
김형준은 "택배 일을 하면서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이 일이 훨씬 더 힘들다. 내가 새로 태어난 느낌이다. 정말 대단한 분들"이라고 치켜세웠다. 김구라는 천정에 벽돌 끼우기에 이어 톱질까지 수준급으로 소화했다. 김형준 역시 김구라를 향해 "설렁설렁할 것 같은 이미지인데 의외다. 잘한다"고 칭찬했다. 두 사람은 일당 14만 4390원을 벌었다.
전진은 강원도 속초로 향했다. 오징어 5000마리를 운반하고 손질, 건조, 배달하는 업무를 담당하게 됐다. 40년 베테랑 어머니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오징어 작업에 집중했다. 직접 작업한 반건조 오징어 구이를 맛보고 맛에 감탄한 것도 잠시, 일당 7만 7300원을 받고 더 환하게 웃었다.
'지구방위대'는 리얼한 노동 예능이었다. 김구라의 구슬땀과 예능 초보 김형준의 어설프지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 진정성을 담아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전진의 모습 등이 훈훈하게 다가왔다. 또 세 사람의 일당은 강원도 소외 계층 아동들을 위한 마스크 비용으로 기부, 사회 공헌의 의미를 실현했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