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CJ·현대·롯데 등 주요 홈쇼핑 업체들이 성장세를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소비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사업 강화 등 소비패턴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한 결과로 풀이된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 ENM커머스부문(CJ오쇼핑)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4273억원으로 전년보다 10.3%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1492억원으로 20% 올랐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엣지(A+G), 장미쉘바스키아 등 단독 브랜드 상품의 판매 호조와 일부 해외법인 및 카탈로그와 같은 저수익 사업 구조조정을 해 외형과 수익 모두 성장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현대홈쇼핑의 영업이익도 1504억원으로 전년 대비 11.1% 증가했다. 매출액도 1조304억원으로 5.8% 늘었다.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현대홈쇼핑은 홈쇼핑 '빅4' 가운데 1위로, 장사를 가장 잘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식품·보험·렌털 등 방송상품 매출 호조와 T커머스 매출 확대로 취급고(3조9126억원)도 2018년 동기 대비 5.2% 늘었다"고 설명했다.
롯데홈쇼핑도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더 증가했다. 롯데쇼핑이 지난 13일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9870억원, 12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각각 8.6%, 21.4%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800억원, 영업이익은 290억원으로, 각각 전년보다 13.1%, 10% 증가했다.
다만 GS홈쇼핑은 업계 빅4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 하락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2304억원, 영업이익 1211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대비 매출은 11.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1.5% 줄었다.
GS홈쇼핑 관계자는 "보험 및 이·미용 등 고수익 상품군의 부진과 지난해 일회성 영업이익 감소 등으로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며 "올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니즈를 파악하고 경쟁력 있는 상품 소싱을 통해 모바일 중심의 성장세를 추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홈쇼핑 업체들은 유통업계의 전반적인 부진에도 불구하고 홈쇼핑이 호실적을 낼 수 있던 비결로 '모바일 전환'을 꼽고 있다. TV홈쇼핑에 집중돼 있던 사업 역량을 데이터 중심의 모바일 커머스로 전환하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현대홈쇼핑의 취급고는 5% 증가한 3조9126억원을 기록했는데, 모바일 취급고가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서며 힘을 보탰다. GS홈쇼핑은 지난해 모바일 쇼핑 취급액이 2조2946억원으로 14.3% 증가했다.
업계는 모바일 트렌드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앞으로도 안정적인 매출액 증가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높은 취급고 성장률을 보이면서 온라인시장 성장에 따른 모바일 채널의 강화가 예상된다"면서 "TV 상품의 추가 판매 채널이 아니라 모바일만으로도 TV홈쇼핑을 능가하는 파워를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