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복면가왕'에서 X세대로 출연한 김희철이 출연 소감을 전했다. 16일 방송된 '복면가왕'에서 김희철이 등장했다. 예능감에 숨겨져있던 폭발적인 가창력을 보여줬고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김희철은 슈퍼주니어 멤버들에게도 '복면가왕' 출연 사실을 알리지 않고 출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희철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무대에 못 선지 오래. 슈퍼주니어 앨범에 참여해 뮤직비디오 등을 찍지만 무대엔 오르지 않는다. 오랜만에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른 김희철이 '복면가왕' 비하인드를 털어놨다. 이하 일문일답.
-'복면가왕' 녹화부터 방송까지 끝낸 지금 소감과 본방사수는 했는지. "정체를 숨기고 노래를 한다는 게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마지막 콘서트'는 눈을 아예 감고 불렀다. 가사야 워낙 많이 불러서 다 알고 있었지만 특히, 제가 김태원 형님이 거칠게 부르셨던 회상3 버전을 엄청 좋아했다. 학창시절 좋아했던 곡을 부를 수 있다는게 더욱 행복했다.옛날 친구들과 노래방 다녔던 시절도 생각났고, 본방 나가자마자 주변에서 제가 맞냐고 연락이 많이 왔다. 물론 비밀은 지켰다."
-결과적으론 정체를 완벽하게 숨기는데 성공했는데, 만족하나. "연예인 판정단 분들이 개인기를 보다가 "김희철인가?" 싶었다가도 "희철이 스케줄을 우리가 아는데 여기 나올 시간이 없지!" 이러면서 'X세대'가 저일 확률을 아예 배제했다고 한다. "김희철은 바빠서 '복면가왕'에 나올 시간이 없다"는 형들의 편견이 저를 도와준 거다. 편견이 이렇게나 무섭다는 걸 처음 알았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데뷔한 지 벌써 15년인데, 아직 노래하는 제 목소리를 모르는 분들이 많기도 한 것 같다. 다르게 생각해보니 오히려 좋았다. 가수 김희철로는 아예 새 것인 상태로 시작할 수 있으니까. 앞으로 노래 욕심을 좀 더 내보고 싶다."
-가왕 1승이 목표라고 했는데, 탈락하여 아쉬운 마음은 없었나. "아쉬움이 없다고 하면은 사실 거짓말일 것 같다. 왜냐하면 사실 제가 마지막 3라운드 '난 알아요' 무대하기 전에 순간 아주 짧게 "혹시 내가 가왕이 된다면 다음엔 어떤 노래를 어떻게 록 음악으로 편곡해야 되지?"하고 잠시나마 달콤한 생각을 했거다. 서태지 형의 '발해를 꿈꾸며', '내 모든 것' 여자친구의 '해야' 록 버전을 이미 머리속으로 그리고 있었다.근데 '마지막 콘서트'때 느낌이 괜찮은 거다. “잠깐만! 어 이것 봐라 혹시? 정말 내가?” 싶어 회사에 "저 가왕 되면 앞으로 스케줄 어떻게 해요?"라고 물어봤다. 회사에서 "뭐? 잠깐만!" 이러면서 진짜 스케줄 정리해야 하는지 고민했지만, 꿈은 꿈일 뿐이었다."
-'복면가왕' 출연을 결심하기까지 가왕이었던 규현씨의 활약이 컸다고 들었는데, 어떤 영향을 받았나. "규현이가 "난 형 노래할 때 너무 좋아! 진짜 복면가왕에서 형 하고 싶은 노래 다 하게 해주니까 한번 나가봐요. 더 많은 사람들이 형 노래 잘하는 거 알았으면 좋겠어"라고 술 마실때마다 이야기를 했다. 심지어 규현이는 제가 DJ시절 라디오에서 불렀던 노래들을 MP3로 만들어 듣고 다녔다."
-슈퍼주니어 멤버들이 'X세대'의 정체를 맞췄는지. 특히 규현씨의 반응은. "철저히 비밀로 했는데 1라운드 시작하자마자 규현이한테 "1라운드 너무 심하게 형인데" 라고 메시지가 왔다. 등장하기 전에 팔로 X모양을 그리는 포즈가 있었는데, 그냥 거기서 바로 알아차렸다더라. 계속 저 아닌 척 하고 말 안하고 있었는데도 "그냥 1초 만에 걷는 거, 서있는 거 모두 형이야" 라고 그냥 자기가 결론짓더라."
-'X세대' 가면을 굉장히 마음에 들어 했다고 들었는데 어떤점이 그렇게 마음에 들었나. "내가 'X세대'이고 그 시대 모든 가수 분들을 좋아했지만 특히 서태지 형을 굉장히 좋아했다. 근데 서태지 형의 컴백홈 가면을 쓰니 얼마나 행복했겠나. 사실 노래도 '필승', '슬픈 아픔' 도 준비했었는데 편곡하는 김정모가 "형, 필승이랑 슬픈 아픔은 서태지 형 말고는 누가 불러도 소화가 불가능할거야"라고 해서 바로 '난 알아요'로 선택했다. 난 포기가 빠르다."
-의상 색상부터 디자인, 옷에 '90'S' 문구까지 하나 하나 직접 고르고 신경써서 준비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디테일까지 직접 신경 쓴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90'S‘ 문구는 처음에 X세대의 'X'로 하려고 했다. 근데 이게 아무리 생각해봐도 좀 욕처럼 보였다. 그래서 바꾸게 됐다."
-2라운드 상대자인 잼 조진수씨의 '90년대 댄스 메들리 개인기'를 즉석에서 완벽하게 소화했는데, 사전 협의가 정말 없었나. "'복면가왕' 사전 회의 때, 합주, 화장실 갈 때, MBC 들어가고 나올 때 절대 아무 말도 못하게 한다. 가면도 못 벗게 하고, 심지어 제 스텝들도 다 마스크 쓰게 한다. 제가 '잼'의 조진수형인줄 알았으면 무대에서 바로 '어색한 느낌' 랩도 선보였을 거다. '잼' 정말 좋아했다. 맞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때 '잼' 그리고 '뮤'도 있었다. 정말 좋아했는데, 인사도 못하게 해서 조진수 형님한테 죄송했다. 한번 직접 뵙고 싶었는데, 많이 아쉽다."
-판정단이 해준 멘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저 친구가 록음악이나 밴드를 했을 것이다. 록음악을 좋아했을 것이다" 이런 이야기들이 기억에 남는다. 내가 어렸을 때 실제로 록음악을 좋아했고 정말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었다. "야 너 록해도 되겠다", "너 록커 어떤 팀 좋아해?" 그런 이야기가 정말 듣고 싶었는데, 진짜 너무 대단한 분들이 이야기 해주시니까 행복했다."
-'복면가왕' 출연을 위해서 오래전부터 기대하고 있었던 여행까지 포기 했다고 하는데. "수만쌤, 동엽형과 LA 놀러가려고 다 계획했는데, 이번이 아니면 복면가왕 나갈 시간이 아예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수만쌤한테 "제 비행기와 호텔은 취소해주세요. 그냥 스케줄이 너무 바빠서요" 라고만 말했다. '복면가왕' 이야기는 절대 하면 안되니까."
-'복면가왕' 때문에 인연이 끊길 뻔 한 사람이 있었다는데, 누구인가. "김이나 누나, 배순탁 형이랑 프로그램을 같이 하는데, 김이나 누나가 촉이 엄청나다. 대기실에서 제가 '마지막 콘서트'를 흥얼거리고 있는데 갑자기 "야 너 '복면가왕' 나가?" 이러는 거다. 그래서 제가 "무슨 소리야 갑자기! 내가 거기 나갈 시간이 어딨어? 나가더라도 판정단으로 나가겠지" 이랬는데, 김이나 누나가 계속 "아 느낌 이상한데, 너 이랬는데 복면 쓰고 노래하고 있으면 진짜 연 끊을거야. 우리한테 거짓말 하는건 안되지. 배신자 되는거야 너 알았어?" 이러더라. 순탁이 형, 이나 누나 미안합니다. 저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 둘도 '복면가왕' 나가보면 나를 이해할거야. 얼른 나가봐요."
-마지막으로 복면가왕 시청자분들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내가 옛날 교통사고로 무대 못 선지가 꽤 됐다. 그래서 지금 투어도 못 돌고 있고 무대소화도 다 못하고 있는데, 가면을 벗고 조명과 관객 분들 앞을 보는 순간 진짜 옛 추억에 잠시 동안 잠겨 있는 것 같았다. 그냥 아무소리도 안 들렸다. 가면을 벗는 순간 아! 너무 오랜만이다. 너무 행복하다. 이게 길지는 않을 거고 또 언제 올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행복했다. 기회를 주신 모든 분들, 박수쳐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그리고 '복면가왕'에 나와서 노래하고 많은 분들 앞에 서보니까 확실히 알았다. 내가 노래하는 거 정말 좋아하더라. '복면가왕' 덕분에 솔로앨범 작업도 다시 해볼까 한다. 내가 하고 싶은 노래를 한다는 게 이렇게 행복하다니! 옛날엔 당연하게 생각했었는데 말이다. 지금 이 인터뷰 마치고 바로 가사 수정이랑 곡 작업 들어가 볼까 한다. 노래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