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극 '더 게임:0시를 향하여'(이하 '더 게임')가 '죽음을 보는 남자'란 흥미로운 소재와 설정으로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대본의 힘은 시청률로도 이어졌다. 지난 13일 방송분에서 5.1%(닐슨 코리아 수도권 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돌파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찍었다. 소폭이지만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더 게임'은 죽음 직전의 순간을 보는 예언가 옥택연(태평)과 강력반 형사 이연희(준영)가 20년 전 '0시의 살인마'와 얽힌 비밀을 파헤쳐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죽음을 보는 남자' 옥택연은 다른 사람의 죽음뿐 아니라 자신의 죽음도 이미 내다보고 있다. 이에 늘 자신의 죽음에 대한 궁금증을 품고 살아간다. 그러던 중 죽음이 보이지 않는 여자 이연희를 만나 운명적인 사랑에 빠졌다.
비밀이 하나 있었다. 그녀의 죽음이 유일하게 보이지 않는 이유가 옥택연으로 인해 이연희가 죽음을 맞기 때문이라는 설명. 이러한 복선이 깔리면서 옥택연은 이연희를 지키기 위한 고군분투를 예고했다. 진짜 '0시의 살인마'가 생존해있고 그를 가두고 있는 주인공이 임주환(구도경)이란 사실은 시청자들의 뒤통수를 잡게 하는 쇼킹한 반전이었다. 살인 누명을 쓴 아버지에 대한 억울함으로 진짜 살인마가 되어 옥택연에 맞서는 존재로 전면에 등장하면서 한층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더 게임'은 꼬리에 꼬리를 물며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극하는 요소를 던지는 것이 특징이다. 옥택연이 상대방의 죽음을 봤는데, 그 사람이 왜 그렇게 죽는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중점을 이룬다. 옥택연과 임주환, 이연희의 20년 전 인연도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소름을 선사했다. 어린 옥택연이 임주환에게 상처를 주고 그 상처를 잊지 않고 살아간 임주환이 20년 후 재회, 옥택연의 '소중한 사람'을 위협하며 갈등을 벌인다. 또 각자의 캐릭터가 납득이 될 만한 상황에 처해있고, 자연스럽게 연민이 느껴지게 한다. 허술하게 만들어진 스토리가 아님을 짐작케 한다. 이지효 작가의 필력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지효 작가의 '더 게임'은 대본이 가진 치밀함을 덕분에 극의 긴장감을 쫄깃하게 살리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신선한 소재 역시 칭찬할 만하다. 하지만 연출과 배우들이 영상적으로 좀 더 구현하지 못하는 부분이 아쉽다. 이 작품을 위해 이지효 작가는 무려 7년의 시간을 공들였다. SBS 드라마 '드라마의 제왕' KBS 드라마 스페셜 시즌4 '기묘한 동거'를 집필한 후 국내뿐 아니라 외국 연쇄살인범까지 다룬 다큐멘터리나 책을 살펴보며 '죽음을 보는 남자' 태평이라는 캐릭터를 그려보고자 결심했다. 그렇게 시작된 작품이다. 이지효 작가는 "범인이 누구인지, 사건을 어떻게 해결하는지보다 '왜?'라는 질문을 던지며 사건적 접근보다 심리적인 접근을 강조하고 싶었다. 그 부분에 좀 더 집중해서 집필했다. 그런 부분을 (시청자가) 재밌게 시청해주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워낙 긴 시간 공을 들였던 터라 '더 게임'을 집필하면서 중간중간 어려움이 닥쳤지만 뚜렷한 소재의 차별점을 살려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