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에 트로트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해 유산슬이 부른 '사랑의 재개발'이 사용 가능한 선거 로고송으로 등록되면서, 자연스러운 투표 독려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니뮤직이 2019년 2월부터 올 1월까지 톱 차트 200위권을 분석한 결과 전년(2018년 2월~2019년 1월) 대비 트로트 장르가 톱200 차트에 진입한 횟수가 크게 늘었다. 1년새 5.8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면서 최근 불어닥친 트로트 새바람을 실감하게 했다. 지니뮤직 이상헌 전략마케팅단장은 "중장년층에 머물렀던 트로트 인기가 전연령층으로 확대되면서 트로트 장르의 음원 소비가 증가했다. 트로트의 대중화로 현재 어느 정도 양적 성장을 이뤘다고 본다. 앞으로도 트로트가 꾸준히 사랑 받기 위해서는 대중과 소통하며 세대를 어우르는 콘텐츠의 질적 성장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로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선거 로고송에도 트로트 인기곡들이 대거 등록됐다. 관계자는 "트로트는 단순하고 쉬운 멜로디에 개사가 쉽고 전 연령층을 아우를 수 있어 선거송으로 선호한다"면서 "최근 트로트 히트곡이 나오면서 로고송 전쟁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현빈은 2006년 자신의 노래 '빠라빠빠'를 로고송으로 선택한 700명의 후보자들을 위해 직접 녹음했다. 하루 10시간 이상씩을 투자해 녹음하면서 '선거 로고송을 가장 많이 부른 가수'라는 타이틀로 한국 기네스에도 도전했다. 올해 선거에 추가된 곡은 홍진영 '따르릉', 윤수현 '천태만상', 윙크 '아따 고것참', 이애란 '백세인생', 박상철 '자옥아', 설운도 '다함께 차차차', 현숙 '사랑하는 영자씨', 박현빈 '춘향아', 영탁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등 롱런 히트곡부터 TV조선 '미스터트롯' 출연 후 주목받은 신예 영탁의 노래까지 다양하다. 제작비를 따져보고 사용처에 맞게 선거송으로 활용할 수 있다.
MBC '놀면 뭐하니'로 트로트의 대중화를 견인한 유산슬의 노래도 빠질 수 없다. 유산슬의 '합정역 5번 출구', '사랑의 재개발'은 개사 활용도가 높아 발표 당시부터 선거송으로 점찍어둔 이들이 많았다. 두 곡 가운데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선 '사랑의 재개발'만 개사해 정당을 홍보할 수 있다. 선거송코리아에 따르면 복제사용료 50만원과 작사·작곡가에 돌아가는 인격권료 100만원을 포함해 220만원의 제작비용이 든다.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혁신과 개혁입법 등에 대한 의지를 담아 개사할 계획이다. 미래통합당은 정권 심판의 취지로 노랫말을 바꿀 예정이다. 관계자는 "'사랑의 재개발'은 '싹 다 갈아엎어 주세요'라는 가사가 정치 개혁의 목소리로도 사용될 수 있고, 유재석이라는 스타를 통해 대중에 익숙한 노래라는 점에서 홍보 효과가 뛰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