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의 '부캐'(보조 캐릭터) 탄생 역사는 'ing'다. 유고스타·유산슬·라섹·유르페우스까지 벌써 네 번째 부캐가 만들어졌다. 다음은 무엇이 될지 지켜보는 것이 어느샌가 '놀면 뭐하니?'의 관전 포인트가 됐다. 과연 어디까지 자신의 세계관을 넓혀갈까.
지난 22일 방송된 MBC '놀면 뭐하니?'를 통해 본격적인 '유르페우스'의 활동이 시작됐다. 드럼 천재와 트로트 영재 수식어를 얻었던 방송인 유재석이 하프 영재로 인정받으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물론 이번 도전 역시 본 캐릭터인 유재석의 동의는 없었다. 소속사 대표 김태호 PD를 필두로 계획된 일이었다. 사실 유재석의 하프 도전은 앞서 작곡가 겸 가수 유희열의 발언으로 시작됐다. '놀면 뭐하니?-릴레이 카메라'와 '유플래쉬' 특집에 함께했던 그가 "이러다가 재석이 하프 연주하고 있는 것 아니냐. 드레스 입고 무대에 올라가는 것 아니냐"고 농을 던졌던 것이 현실화가 된 것이다.
하프를 눈앞에 둔 유재석은 믿을 수 없는 상황에 당황했다. 김태호 PD의 돌발 계획에 늘 당하기 일쑤지만 좀처럼 익숙해지지 못하는 그의 리얼한 반응이 매주 주말 저녁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투덜거리지만 도전을 끝까지 완주하는 것이 특징. '유플래쉬' 때도 그랬고 '뽕포유'·'인생라면' 때에도 그랬다. 이에 예술의 전당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연주 무대에 올라 어떠한 활약을 펼쳤을지 궁금해진다.
처음엔 '놀면 뭐하니?'가 시도하는 무(無)형태의 확장 개념이 익숙하지 않아 낯섦이 느껴졌다. 회를 거듭하며 이 포맷이 시청자들에 익숙해짐에 따라 향후 더 많은, 다양한 소재가 들어가 과거 김태호 PD가 시도했던 '무한도전'처럼 다채로운 걸 얹어갈 수 있는 형태가 됐다. '부캐'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본캐 유재석을 다양한 방향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김태호 PD는 "유르페우스의 하프 도전은 이번 특집으로 끝낼 것 같다. 하프는 연주하는 것도, 운반하는 것도 쉽지 않은 악기다. 트로트에 이어 클래식을 좀 더 대중에게 친숙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였기에 이것에 만족한다"면서 "앞으로 부캐가 뻗어나갈 방향은 무궁무진하다. '무한도전'을 비롯해 기존 유재석과 시도하지 않았던 것을 시도하면 된다. 아이템이 널려있다.(웃음) 하지만 고정 출연자가 유재석 하나이기에 체력적인 부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부분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