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피해가 막심하다. 2020년 영화계 키워드에서 '코로나19'는 빠질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영화계가 어마어마한 손실을 맞닥뜨리게 됐다. 코로나19 피해가 최고치로 파악되고 있는 한국과 중국, 이탈리아는 전년 대비 반토막 이상의 피해를 입었다. 북미까지 포함된다면 하반기 어느정도 회생이 가능할지 파악 불가능이다.
국내 극장 일일관객수는 매일 떨어지고 있다. 관객과 극장의 소통이 사실상 단절된 상황에서 어디까지 떨어질지 확인하는 것 자체가 무서울 지경.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3일 총 관객수는 5만9879명으로 집계됐다. 10만 선이 무너진지 일주일만에 다시 절반 가량의 관객이 빠졌다.
이날 박스오피스 1위 '인비저블맨'은 1만9122명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2위 '1917'이 1만1721명, 3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7806명으로 1만 명을 채 끌어 들이지 못했다. 대구지역 극장들이 잠정 휴관을 결정하고, 대형 멀티플렉스들도 타임라인을 조정하면서 극소수만 극장을 찾고 있는 실정이다.
약 50여 편의 영화가 3월 개봉을 포기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몇몇 영화들은 개봉 강행을 결정했다. 5일에는 '찬실이는 복도 많지'와 '더 보이 2: 돌아온 브람스'가 관객들과 만난다. 단 한 명의 관객도 선물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 신작 개봉이 남은 관객들을 묶어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로벌 수익도 참담하다. 외신 할리우드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글로벌 박스오피스는 최소 50억 달러(한화 약 5조9650억 원)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영화 시장이 큰 중국을 비롯해 한국, 이탈리아, 일본 등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1, 2월은 그야말로 초토화가 됐다.
코로나19 진원지이자 전 세계 '악의 축'이 된 중국은 국가 비상사태 속 영화계가 올스톱 됐다. 외신 버라이어티는 "중국이 코로나19가 창궐한 후 1월부터 2월까지 두 달간 박스오피스 수익 19억1000만 달러(약 2조2774억 원)를 손실 봤다"고 보도했다.
올해 1, 2월 중국 박스오피스 수익은 약 2억3800만 달러(약 2747억3500만 원). 지난해 같은 기간 21억4800만 달러(약 2조5562억 원)와 비교하면 '폭망'이다. 1월부터 극장이 폐쇄됐고, 50명 이상 인원은 한꺼번에 모이지도 못해 제작 재개도 쉽지 않을 전망. 당국 가이드 라인이 해제되지 않는 이상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의 우한'이라 불리며 확진자 증가폭이 연일 최고치로 늘어나고 있는 이탈리아도 만만치 않다. 코로나19 여파로 극장 절반 이상이 문을 닫은 이탈리아는 지난 주말(2월 28일~3월 1일) 수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00만 유로(한화 약 159억 원)에서 200만 유로(약 26억 원)까지 약 75% 급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