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가 지난 5일 발표한 상벌위원회 결과 중 핵심은 투명 경영 관리인 파견이다.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옥중경영을 차단하기 위해 '감시자' 역할을 하는 관리인을 보내 구단 운영 상황을 모니터링 하겠다는 의미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경영 관리인은 구단에 상주할 거다. 구단이 안정화 됐다고 생각될 때까지 당분간은 그렇게 할 생각이다. 조만간 (누가 그 역할을 하게 될지) 발표하겠다"고 했다.
관건은 실효성이다. A 구단 관계자는 "결재 라인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구단 내부 상황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이 제도가 큰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투명 경영 관리인은 결재 라인에 포함될 수 없다. 자칫 경영권 침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3자 입장에서 동향만 체크한다면 그 역할이 갖는 한계는 너무 뚜렷하다. 빈손으로 끝난 특별 조사위원회처럼 강제권이 없어 사안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도 쉽지 않다. 류대환 사무총장은 "아무래도 상주하면 조심하지 않겠나. 그런 효과를 생각했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키움은 이미 '감시자'로 허민 이사회의장을 영입했다. 이장석 전 대표이사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뒤 구단의 투명성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2018년 12월 허민원더홀딩스 대표이사를 이사회의장으로 데려와 앉혔다. KBO로부터 '경영 및 운영관리 개선안' 제출을 요구 받은 뒤 내놓은 자구책이었다. 그러나 이후 키움은 이장석 전 대표의 옥중경영 의혹이 불거지는 등 홍역을 앓았다. 영입 효과는 아직 미미하다. KBO에서 투명 경영 관리인까지 파견할 경우 '감시자'만 또 한명 늘어나는 셈이다.
키움은 내부 검토를 하고 있다. 강태화 홍보·마케팅 상무는 "KBO에 확인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구단이 받은 공문 내용은 보도자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며 "투명 경영 관리인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구단에 오는 건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정리가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