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열린 라쿠텐 몽키스전에서 타격하는 이정후의 모습. 키움 제공 이정후(22·키움)는 대만 프로팀과의 연습경기에서 쾌조의 타격감을 보여줬다. 그러나 큰 의미를 부여하진 않는다.
키움은 이번 1,2차 스프링캠프를 모두 대만에서 소화했다. 국내 1군 구단 중 유일했다. 연습경기를 치를 국내 구단이 없어 대만 프로팀의 도움을 받았다. 라쿠텐 몽키스, 중신 브라더스, 퉁이 라이온스와 총 여섯 차례 연습경기를 치렀고 4승 2패를 거뒀다. 이정후는 전 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375(16타수 6안타) 6타점을 기록했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대만이지만 전력은 꽤 탄탄했다. 키움은 2월 23일 열린 라쿠텐과 첫 번째 연습경기를 18-0 대승으로 장식했다. 그러나 3월 2일 리턴 매치에선 1-2로 패했다. 중신을 상대로도 승패를 나눠 가졌다. 주장이자 베테랑 불펜인 김상수는 "대만에 좋은 타자와 투수가 많다는 것을 느꼈다. 강하고 수준 높은 야구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대만 투수들의 견제 속에도 타격감을 유지했다. 김혜성(13타수 7안타) 김하성(14타수 8안타) 박병호(12타수 5안타) 등과 함께 컨디션이 가장 좋았다. 성적이 말해준다. 첫 라쿠텐전에서 3타수 2안타 4타점을 몰아쳤다. 두 번째 중신전에서도 3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마지막 두 경기에선 안타를 때려내지 못했지만, 팀 내 타점 공동 1위에 올랐다. 그러나 그는 "연습경기 결과는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우리가 공격할 때 대만 공인구를 썼다. 대만 공인구는 한국 공인구보다 훨씬 반발력이 좋다. 착각하면 안 된다"고 경계했다.
KBO는 2018년 12월 21일 열린 규칙위원회에서 기존 0.4134~0.4374였던 공인구 반발계수를 0.4034~0.4234로 낮췄다. '타고투저' 기조를 잡기 위한 조치였다. 그 결과 2018시즌 무려 34명이던 3할 타자가 지난해 18명으로 반 토막이 났다. 30홈런을 넘긴 타자도 11명에서 1명으로 크게 줄었다. 그러나 대만은 여전히 반발계수가 높은 공인구를 사용한다는 게 이정후의 설명이다. 연습경기에서 나온 타격 성적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것도 바로 이 이유다.
이정후는 "반발력이 좋다 보니 연습경기에 나온 타구들이 시즌 때도 항상 나올 거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그래서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강한 타구를 만들기 위해 배트 중심에 공을 맞히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지난 2년 동안 캠프 기간에 재활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보다 다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감독님께서 항상 '강한 걸 더 강하게'라고 말씀하시듯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분을 더 신경 쓰고 연습했다"며 "모든 부분에서 작년보다 더 잘하고 싶은데 그러기 위해선 다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풀타임을 소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