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이 질문에 정확히 대답할 수 있는 이는 없다. 지난 달 29일 개막 예정이었던 K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아직 개막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마냥 손놓고 기다리고 있지는 않다. K리그는 언제, 어떤 방식으로 개막할 지에 대한 고민과 논의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막연한 구상에서 이제 조금 더 구체적인 장면을 그려나갈 차례가 왔다. 이를 위해 30일 K리그 대표자 회의가 열린다. 오전에는 K리그1(1부리그) 대표자 회의, 오후에는 K리그2(2부리그) 대표자 회의가 예정돼 있다. 이 회의에서 한국프로축구연맹과 각 구단 대표들이 개막일과 리그 운영 방식을 놓고 의견을 주고 받는다. 그리고 공감대가 형성돼 의미있는 결론을 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우선 개막일. 많은 의견이 개진되고 있는 가운데 어떤 공감대를 끌어낼 지가 관건이다. 확실한 부분은 4월 말 이전에는 개막하지 못할 거라는 점이다. 코로나19가 확진자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고, 최근에는 해외에서 유입되는 확진자가 늘어나는 형국이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장려하고 있고, 초중고교 개학도 또 한 번의 연기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역시 정부의 방침과 학교 개학을 신경쓰지 않을 수가 없다. 국민적 정서도 감안을 해야만 한다.
4월 말 이후에는 다양한 개막 시나리오가 있다. 빠르게는 4월 말에 개막할 가능성부터 5월, 늦게는 6월까지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또 일단 개막 날짜를 잡은 뒤 추후 상황을 보고 실행하거나 혹은 연기하자는 의견도 존재한다. 옆나라와 달리 K리그는 잠정적 개막일 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J리그는 5월 9일을 재개 목표일로 잡았다. 중국 슈퍼리그는 4월 18일 개막을 준비 중이었다. 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의견도 존재한다. 섣부른 확정이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는 목소리다. 슈퍼리그의 경우 개막일을 확정한 뒤 산둥 루넝의 마루앙 펠라이니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J리그도 어떤 변수가 터질 지 모를 일이다. 서두르지 말고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종료된 뒤 개막일을 잡자는 의견이다. 모든 의견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복잡한 일이다. 머리를 맞대고 최적의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 이를 위해 대표자 회의가 열린다.
리그 방식을 결정하는 일도 의견이 분분하다. 확실한 부분은 리그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K리그 일정이 두 달 이상 밀릴 것으로 가정한다면, 총 38경기(정규리그 33경기+스플릿라운드 5경기)를 모두 치르는 것은 불가능하다. 여기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대한축구협회 FA컵 등의 일정도 감안해야 한다. 따라서 리그를 축소해야 하는데, 최적의 축소 방안에 대한 의견도 갈린다.
먼저 정규리그 33경기만 치르자는 의견이다. 각팀 당 3경기씩 경기를 치른 뒤 순위를 가리자는 것이다. 스플릿시스템이 없다. 이 의견은 큰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K리그는 스플릿시스템을 도입 중이다. 정규리그를 마친 뒤 상위스플릿과 하위스플릿으로 나눠 경기를 더 치르는 방식이다. 스플릿시스템은 K리그의 정체성이다. 따라서 이를 외면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기에 정규리그 경기 수를 줄이는 방안이 힘을 받고 있다. 이 방식은 두 가지로 갈린다. 각 팀 당 3번 씩 치르는 정규리그를 2번으로 줄인 뒤 스플릿라운드를 10경기로 늘리는 안이다. 그렇게 된다면 경기수는 총 32경기(정규리그 22경기+스플릿라운드 10경기)가 된다. 다른 안은 정규리그를 22경기 치른 뒤 스플릿라운드를 원래대로 5경기 더 하자는 것이다. 총 27경기(정규리그 22경기+스플릿라운드 5경기)로 올 시즌을 장식하자는 의미다. 두 방식 모두 장·단점이 있다. 이 외에 또 다른 효율적인 방안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역시 대표자 회의에서 결론을 내려야 할 일이다.
대표자 회의에서 공감대가 형성되고 윤곽이 드러난다면 최종 결정은 이사회가 한다. 이사회 날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대표자 회의가 끝난 뒤 머지않아 이사회 날짜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4월 초로 예상이 된다. 2020시즌 K리그의 운명이 결정될 날이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