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 시즌2 공개 후, 극중 중전 캐릭터로 열연한 배우 김혜준에 대한 반응이 폭발적이다. 시즌1과는 분위기부터 다르다.
김혜준은 '킹덤'에서 왕권을 능가하는 권력을 가졌던 해원 조씨 가문의 수장 조학주(류승룡)의 딸이자, 어린 중전 역할을 맡아 그야말로 영혼을 갈아 넣은 호연을 펼쳤다. '킹덤'은 제작 단계부터 각계각층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던 기대작. 시즌1 공개 후 작품에 대해서는 이변없는 호평이 쏟아졌지만, 김혜준은 그 만큼의 혹평을 받으며 '킹덤'의 옥에 티로 자리매김하고 말았다.
완전한 신인으로 '킹덤'에 캐스팅 된 것 만으로도 김혜준에게는 로또 당첨이나 다름없는 자리였다. 하지만 신고식은 혹독했다. 김혜준이라는 배우 자체에 익숙하지 않았던 시청자들에게 김혜준은 예상치 못한 반응으로 첫 눈도장을 찍었고, 존재감을 높이는덴 성공(?) 했지만 부정적 의견들은 어떻게든 풀어내야 하는 숙제가 됐다.
누구도 도와줄 수 없고, 스스로 해결해야만 하는 난관을 김혜준은 노력과, 독기와 책임감으로 홀가분하게 털어냈다. 김혜준의 연기를 더욱 예의주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김혜준은 김은희 작가가 만들어낸 중전의 이미지를 완벽하게 영상화 시켰고, 디테일하게 써내려간 설정에 공감대를 높이며 'K-좀비'에 이어 'K-장녀'라는 히든카드의 주인공이 됐다.
'킹덤2'으로 다시 돌아오기까지 1년. 김혜준이 감내하고 감당해야 할 몫이 어느 정도였을지는 감히 가늠하기 힘들다. 다만 김혜준은 주눅들기보다 '잘해야 한다' '잘해내야 한다'는 일념 아래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다. 시즌1 때부터 김혜준을 아낌없이 아꼈던 선배들은 시즌2에서도 김혜준을 변함없이 애정하고 배려하며 다독였다는 후문이다.
특히 류승룡은 시즌1 인터뷰 당시 김혜준을 보듬으며 "성장하는 중전, 어설프게 조학주를 따라하는 모습을 표현해야 했다. 어려웠을 것이고, 이해한다. 선후배를 떠나 카메라 앞에서 똑같이 연기하는 동료 배우로서 같이 고민했다. 아마 시즌2에서 포텐이 터질 것이다. 시즌1이 의도였다는 것을 보여주게 되지 않을까. 엄청 기대가 크다"고 내다봤다. 프로는 프로, 선수는 선수다. 보란듯이, 정확하게 맞아 떨어진 예측이다.
사실 김혜준의 가능성이 다시금 대두된건 영화 '미성년(김윤석 감독)' 개봉 후다. '연기 너무 잘하는데?'라는 놀라움이 컸다. '킹덤' 연기에 대한 의아함과 시즌2에 대한 기대치도 동시에 높아졌다. 김혜준은 이 작품으로 청룡영화상 신인상도 거머쥐었다. "가장 적절한 시기, 가장 강렬한 죽음"으로 중전의 존재 가치를 증명한 김혜준. 괄목할만한 성장에 대한 보답은 짜릿하다.
무엇보다 중전에 대한 애틋함은 김혜준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김혜준은 '킹덤2' 공개 후 개인 SNS를 통해 센스 넘치는 게시물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김혜준이 아닌 중전이 운영하는 듯한 SNS는 '내 간식' '데일리 룩' '내 방 벽지' 등 설명과 함께 '킹덤2' 촬영 비하인드 사진으로 가득하다. 탐욕스러운 중전은 어느덧 귀엽고 러블리한 샛별이 됐다.
김혜준은 '킹덤2' 촬영 전 '킹덤' 반응에 대해 "많이 부족했다. 아쉽고 속상한 마음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 놀라기도 했지만 결국 내가 감수해야 할 일이다. 모니터링도 많이 했고, 조언도 많이 들었다. 그 시간을 통해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더 최선을 다해, 더 열심히 해 볼 생각이다"고 밝힌 바 있다. 약속을 지켜낸 김혜준 앞에 활짝 열린 꽃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