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시즌 5선발 후보로 경쟁 중인 NC 김영규. IS 포토 왼손 투수 김영규(20)가 '선발'로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김영규는 지난해 NC가 발굴한 원석이다. 개막전 엔트리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개막 나흘 만에 데뷔 첫 1군에 등록됐고 이후 롱런했다. 초반 내복사근 부상으로 이탈한 4선발 구창모의 빈자리를 기대 이상으로 채웠다.
올해 이동욱 감독이 생각하는 5선발 후보 중 한 명이다. 이 감독은 김영규와 최성영, 신민혁 중 자체 청백전 성적이 가장 좋은 투수를 로테이션에 포함할 계획이다. 경쟁률은 3:1. 김영규는 "모두 실력이 쟁쟁한 선수들이라서 처지지 않으려고 준비했다. 서로 배울 점도 많아서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 같다"며 "어느 포지션이건 팀에 도움이 된다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기회가 오지 않을까. 잘해서 그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2019년은 기복이 심했다. 4월까지는 선발 등판한 6경기 평균자책점이 3.86으로 낮았다. 그러나 5월 월간 평균자책점이 14.54(8⅔이닝 14자책점)까지 치솟았다. 경험 부족을 드러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체력에서도 빨간 불이 켜졌다. 1군 등록과 말소를 거듭했고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외돼 불펜으로 보직까지 이동됐다. 그는 "아무래도 (1군으로) 시즌을 처음 소화하다 보니까 힘이 떨어진 것도 맞고 내가 못한 것도 맞다. 올해는 같은 상황이 온다면 잘 풀어내고 싶다"고 했다.
스프링캠프 때 포커스를 맞춘 부분은 역시 '체력'이다. 1년 전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김영규는 "동계 훈련을 하면서 체력적인 부분을 생각하고 연습했다. 캠프 때도 그 부분을 준비했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물론이고 러닝도 많이 했다"며 "(2019년을 보내면서) 선배들이 몸 관리하는 것을 배웠는데 나에게 맞는 관리 방법을 터득한 거 같다. 많은 걸 느꼈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좋은 시즌이 될 수 있게 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전했다.
부침이 심했던 데뷔 첫 시즌. 뜻하지 않은 수확도 하나 있었다. 9월 27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해 무사사구 완봉승을 따냈다.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끝없는 부진 속에 불펜으로 보직을 전환했고 다시 선발로 나선 첫 경기에서 대어를 낚았다. 김영규는 "만족스러운 건 없다. 그건 한 경기에 불과하다"고 몸을 낮췄다. 하지만 이내 "마지막이 좋았으니까 그때의 밸런스를 생각하고 있다. 좋은 기억을 가지고 시즌을 시작하면 결과도 괜찮게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5선발 자리를 따낸다는 보장은 없다. 최성영과 신민혁은 미국 캠프 연습경기에서 각각 5이닝 1실점, 3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5이닝 1실점 한 김영규와 호각세다. 자체 청백전에서도 이동욱 감독의 눈도장을 찍고 있다. 지난해 슬라이더의 비율이 높았던 김영규는 커브와 체인지업을 섞으며 선발 투수로 매력을 어필 중이다. 그는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팀이 우승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은 게 유일한 목표다. 지난해보다 올해 더 잘해야 하는 건 당연한 거다"고 굳은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