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킥오프가 무기한 연기된 2020시즌 프로축구가 리그 일정 축소를 바탕으로 5월에 개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7일 주간 브리핑을 통해 "K리그1(1부리그) 기준으로 27라운드 체제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32라운드나 33라운드까지 치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으나 예비일 등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정규리그 22라운드에 파이널 라운드 5라운드를 더한 27라운드가 가장 유력한 대안이라는 얘기다.
당초 2월 29일 개막 예정이던 K리그는 이미 한 달 이상 일정이 밀린 상태다. 그러나 4월 중 개막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연맹이 리그 개막 시점을 결정하는데 있어 중요한 고려 요소로 생각하는 전국 초·중·고 개학 시점이 미뤄지고 온라인으로 대체되는 데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방안이 4월 19일까지 또 한 번 연기되는 등 개막을 얘기하기 어려운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이미 K리그 1·2 구단 사장·단장들은 지난달 말 대표자 회의를 통해 스플릿 시스템이 정착한 뒤부터 이어져 온 현행 38라운드(정규리그 33경기+파이널 라운드 5경기)를 정상적으로 소화하기 힘들다는데 뜻을 모았다. 리그 일정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인 만큼,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고 이 중 27라운드 체제가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떠올랐다. 연맹 관계자는 "얼마나 경기를 치러야 '한 시즌'이 성립할 지에 대한 결정이 필요하다. 일단 각 팀이 홈·원정 한 번씩은 돌아가며 경기를 치러야 하지 않느냐는 게 중론"이라고 설명했다.
27라운드 체제가 되면 정규리그에서 홈 앤드 어웨이로 한 번씩 맞붙어 22경기를 치르고, 이후 파이널 라운드에서 종전과 마찬가지로 파이널 A·B로 나뉘어 5경기씩 치르게 된다. K리그2(2부리그)의 경우 정규리그 기준 현행 36라운드를 축소해 10개 팀이 3차례씩 맞붙는 27라운드로 줄이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 방안이 확정될 경우 K리그1·2 모두 올 시즌 27라운드 체제로 진행되게 된다.
물론 이를 위해선 5월 중 개막이 선행되어야 한다. 예비일을 얼마나 두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27라운드 체제로 시즌을 치르게 된다면 5월 중에는 개막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미 프로야구가 5월 초 개막을 목표로 144경기 정상 소화를 선언한 만큼, 프로축구 역시 5월 개막에 무게를 싣고 추이를 지켜볼 예정이다. 단, 프로야구의 경우 연습경기는 물론이고 개막 후 일정 경기를 무관중으로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K리그는 선수나 심판 등 경기 관계자의 감염 가능성이 남아있는 데다, 개막 일정이 늦어진 만큼 팬들을 위해 무관중 경기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5월 개막의 꿈을 향해 신중하게 논의를 이어나가고 있는 K리그지만, 결국 모든 결정은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느냐 아니냐에 달려있다. 연맹은 상황이 극단적으로 호전되지 않을 경우 22라운드 체제로 갈 수도 있다는 점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파이널 라운드 5경기를 아예 빼버리고 홈 앤드 어웨이로 각각 맞붙는 정규리그 22라운드 일정만 소화해 시즌을 치른다는 내용이다. 분명한 건 코로나19 정국이 하루 빨리 안정되어야 한 경기라도 더 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