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냥의시간(윤성현 감독)' 해외 상영금지가처분신청이 8일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인용 판결을 받은 가운데, '사냥의시간' 단독 공개를 추진 중이었던 넷플릭스는 9일 "법원의 판단을 존중해 10일로 예정돼 있었던 '사냥의시간' 콘텐츠 공개 및 관련 모든 행사를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사냥의시간' 상영금지가처분신청을 제기한 해외 세일즈 대행사 콘텐츠판다 측은 9일 오후 일간스포츠에 "한국 영화계 전체를 위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리틀빅픽쳐스와의 협상 채널은 열려있다"는 입장을 추가로 전했다.
이는 1차적으로 할 수 있는 제약을 일단 걸어 둔 상황에서 다시금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콘텐츠판다 입장에서는 과정에서 오류를 범한 '사냥의시간' 투자배급사 리틀빅픽쳐스에 괘씸죄를 적용시킨 것과 별개로, 작품과 또 이를 기다린 관객들을 위해 차선의 방도가 아직 남아있음을 시사한 것.
지난 2월 26일 개봉을 확정했던 '사냥의 시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여파로 개봉을 연기, 고심 끝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 단독 개봉을 결정했다. 하지만 해외 선판매를 진행한 콘텐츠판다 측과 선 계약 정리를 깔끔하게 해결하지 못해 법정 다툼까지 이어지게 만들었다. 그리고 법원은 콘텐츠판다의 손을 들었다.
'사냥의시간' 측은 10일 최초 공개 후 당일 감독과 배우들의 온라인 GV(관객과의 대화) 및 차후 화상 인터뷰 등 홍보 스케줄을 내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당장의 계획을 전면 보류 시키는 초강수를 뒀다. 9일 오전부터 넷플릭스 홈페이지에서도 '사냥의시간' 검색 및 서비스 제공이 중단됐다.
코로나19라는 예외가 작용하긴 했지만 극장용으로 제작 된 영화가 OTT(Over The Top·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 공개를 결정지은 것도, 상영금지가처분신청을 인용받은 것도 한국 영화로는 '사냥의 시간'이 최초다. 부정적 화제성을 끌어안은 '사냥의 시간'이 난항 끝 관객들과 만날 수 있을지 영화계 안 팎의 관심은 당분간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사냥의 시간'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들과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이들의 숨 막히는 사냥의 시간을 담아낸 추격 스릴러다. '파수꾼'(2011) 윤성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이제훈·박정민·최우식·안재홍·박해수 등 충무로 젊은 피가 의기투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