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연합뉴스 "재영이랑 같이 뛰게 돼 정말 기쁘다. 행복하다." (흥국생명 이다영) "동생이랑 함께해 더 시너지 효과가 클 것 같다." (흥국생명 이재영)
한국 여자 배구의 미래이자 최고 인기 스타 '쌍둥이' 이재영과 이다영(이상 24)이 원하던 한 팀에서 뛴다.
흥국생명은 14일 현대건설에서 여섯 시즌을 뛴 세터 이다영의 FA 영입을 발표했다. 역시 FA 자격을 얻은 '쌍둥이 언니' 이재영은 흥국생명과 계약, 잔류한다. 조건은 이재영이 연봉(4억 원)과 옵션(2억 원) 등 6억 원, 이다영은 4억 원(연봉 3억 원, 옵션 1억 원)에 사인했다. 계약 기간은 3년이다.
입단 후 처음으로 팀을 옮긴 이다영은 "언니와 함께 뛰는 것도 나에게는 큰 의미이지만 박미희 감독님의 리더십과 흥국생명만의 팀 분위기가 이적을 결심하게 만든 가장 큰 이유였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재영은 "나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은 구단에 감사한다. 좋은 성적으로 응원해준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흥국생명은 "승부처에서의 해결사와 무게 중심을 잡아 줄 선수가 동시에 필요했다"고 영입 배경을 전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배구 국가대표 출신 김경희씨의 쌍둥이 자녀로 태어난 이재영과 이다영은 뛰어난 유전자를 물려받아 학창 시절부터 대형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전주 중산초-경해여중-선명여고에서 동고동락하며 세터와 공격수로 손발을 맞춰왔다. 동생이 공을 토스하며, 언니가 코트에 시원하게 내리 꽂았다.
그렇게 10년 넘게 손발을 맞춰온 '쌍둥이'는 프로 입단과 동시에 처음으로 다른 유니폼을 입게 됐다. 예상대로 2014~2015 신인드래프트에서 이재영이 전체 1순위(흥국생명) 이다영이 전체 2순위(현대건설)에 지명됐다.
그동안 각자 포지션에서 V리그 최고 선수로 성장했다. '레프트' 이재영은 신인상을 비롯해 정규시즌 MVP 2회, 챔피언결정전 MVP 1회, 베스트7 5회, 라운드 MVP 5회 등을 수상했다. '세터' 이다영도 하며 라운드 MVP 3회, 베스트7 3회 등을 받는 등 최근 기량이 급성장했다. 소속팀은 달랐지만, 대표팀에서 함께 뛰며 '시너지 효과'도 보였다.
그동안 쌍둥이는 "한 팀에서 뛰고 싶다"는 큰 그림을 숨김없이 밝혀왔다. 지난 1월 도쿄올림픽 진출권을 거머쥔 아시아예선전을 앞두고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재영은 "다영이와 함께하면 당연히 더 좋다. 의지할 사람이 곁에 있고. 서로 잘하니까 호흡도 잘 맞다"고 웃었다.
핑크색 유니폼을 입고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라바리니 감독 체제에서 기량이 한층 성장한 이다영은 뛰어난 순발력을 활용해 더욱더 빠르고, 다양한 토스를 구사하고 있다. 상대가 전혀 예측하지 못하는 볼 배급력도 돋보인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와 리시브 능력도 돋보인 이재영은 체력과 점프력이 좋다. 이다영의 한층 빠르고 정확한 토스에 결정력을 높이고 체력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재영은 "원래 잘 맞던 동생이니까 더 좋을 것 같다. 시너지 효과도 더 클 것 같고 더 잘할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FA 재계약을 했으니 더 좋은 모습,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이다영은 "재영이랑 같이 뛰게 돼 정말 기쁘다. 흥구생명에 오게돼 정말 영광이고 굉장히 행복하다"며 "더 새로운, 더 빠른 플레이를 하겠다. 이제 인천에서 만나요. 응원 많이 해주세요"라고 환하게 웃었다.
이다영의 이적으로 FA 시장에서 세터의 이동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에 FA 자격을 얻은 세터로는 이효희(한국도로공사) 조송화(흥국생명) 염혜선(KGC인삼공사) 등이 있다.
한편 남자부에선 우리카드 나경복이 계약기간 3년, 연봉 4억5000만원에 FA 계약을 맺어 원소속팀 잔류를 결정했다. 2015~2016시즌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우리카드에 입단한 나경복은 2019~2020시즌에는 남자부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