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윤(29)이 아이돌 그룹 포미닛의 멤버에서 주연배우로 성장했다. 15일 개봉한 '서치 아웃(곽정 감독)'에서 처음으로 주연 자리를 꿰찬 허가윤. 고시원에서 자살 사건이 발생하고, 개인의 일상생활에 깊숙이 파고든 SNS 범죄의 실체를 마주하게 되는 이 영화에서 흥신소 해커 누리 역을 맡았다. 인기 절정의 아이돌 그룹 멤버에서 오디션을 보러 다니는 신인 배우로 변신한 후 가장 강렬한 모습으로 관객 앞에 선다. '서치 아웃'은 세 가지 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과감하게 개봉한다는 것과 N번방 사건과 유사한 설정이라는 것. 그리고 허가윤을 비롯해 이시언과 김성철까지 친숙하면서도 스크린에선 낯선, 신선한 얼굴들이 등장한다는 것 때문이다. 포미닛 메인 보컬에서 배우로 홀로서기에 나선 허가윤은 "진짜 나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새 영화에 갈고 닦은 연기 열정을 담았다.
-연기의 재미를 느끼나. "대화하며 만들어나가는 것이 재미있다. 가수를 할 때는 다 정해진 걸 우리가 배워서 무대에 올라간다. 연기는 감독님이나 다른 배우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만들어나간다. 그런 게 좋다."
-앞으로도 연기에 집중할 계획인가. "우선은 연기에 집중하고 싶다. 요즘에 내가 노래를 하지 않아도 들을 노래가 너무 많다.(웃음) 나중에 기회가 되면 뮤지컬을 해보고 싶기는 하다. 이벤트성으로 노래를 발표하는 정도이지 가수 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못 해봤다. 둘 다 욕심을 내면 애매한 위치가 될 것 같다."
-연기 연습은 어떻게 하고 있나. "어릴 때는 선생님과 일대일로 연습했다. 그런데, 계속 연습만 한다고 늘지는 않지 않나. 지금은 선생님과 이야기도 나누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나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노래는 '잘한다, 못한다'의 기준이 확실한데, 연기는 보는 이의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지금은 '내가 뭘 잘하는지, 못 하는지'를 알아가며 연습하고 있다."
-배우로 활동하며 제일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 "'마약왕'에서 잠깐 등장했다. 당시 송강호 선배가 정말 신경을 써줬다. 내 대사로 몸소 시범을 보여주더라. 칭찬도 많이 받았다. 송강호 선배가 나에게 칭찬을 해주니 놀랐다. 정말 감사했다. 그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렇다면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배우로 보기보다는 가수로 보는 게 어렵다. 처음엔 장점인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벗어나야 할 숙제이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오디션장에 있는 사람 중에 포미닛의 노래를 군대에서 듣던 이들도 있더라. 처음엔 그런 말을 들으면 감사했는데, 지금은 숙제라는 생각이 든다. 달리 생각해보면 그 시절이 정말 행복했다. 그만큼 우리 팀이 잘 됐던 거니까. 노래도 다들 안다. 정작 포미닛으로 활동했을 당시엔 높은 인지도를 잘 못 느꼈다. 이제 와서 보니 '포미닛 열심히 한 보람이 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