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면 새 단장을 마치고 문을 열 준비를 하던 국내 대형 워터파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눈치를 보고 있다. 마스크 등 개인 방역이 사실상 불가능한 물놀이 시설들은 자칫 사람이 모이면 집단감염을 일으킬 확률이 높아 더욱 조심스럽다.
16일 레저업계에 따르면 오는 18일 개장할 예정이던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의 워터파크 ‘캐리비안베이’가 개장 일정을 연기했다.
통상 캐리비안베이는 3월부터 4월 중순까지 시설 재정비를 위해 휴장한 뒤, 워터파크를 재오픈하고 여름 성수기 영업을 준비한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데다가 아직 안심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는 판단에 개장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관계자는 “정확히 개장 일정을 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분위기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워터파크는 물놀이 시설이다 보니, 더 예민할 수 있다. 직접 물에서 접촉이 가능하다 보니까 더 조심스럽다”고 했다.
겨울에 발발한 코로나19 사태로 지금까지 워터파크 내 집단감염 사례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강원도 철원에서 사우나 시설을 이용한 고객들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대중목욕탕을 통한 집단감염 사례가 나와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강원도 철원에서는 한탄리버스파호텔 내 목욕탕을 찾았던 70대 여성의 남편이 대중목욕탕을 통한 2차 감염으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워터파크 역시 탈의실과 목욕탕 등 밀폐된 공간을 거쳐야 하는 시설이다.
당시 코로나19 중앙방역대책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어느 공간이 위험하다고 특정해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목욕탕이라지만, 지인들이 만나 긴밀하게 대화를 나눴기 때문에 전염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코로나19는 밀폐된 실내 공간에서 감염된 유증 상자와 1m 이내 밀접하게 접촉하면 전파가 이뤄질 수 있는데, 목욕탕도 예외는 아니라는 얘기다.
캐리비안베이와 함께 강원도 홍천의 ‘비발디파크 오션월드’도 워터파크를 임시 휴장한 상태다. 오션월드의 실내존의 경우 4계절 내내 운영하지만, 오는 29일까지 실내존·실외존을 전부 휴장하고 있다.
오션월드 워터파크는 실내존과 실외존으로 나눠 실외존은 겨울이 오기 전인 10월 초에 문을 닫고 4월 말이 되면 다시 문을 연다. 실내존은 1년 중 3월 한 달 정도만 재정비를 위해 휴장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3월과 4월 두 달간 실내존의 문을 닫았다.
운영사인 대명소노 관계자는 “일단 5월이 되면 재개장하는 것으로 계획은 잡고 있다”면서도 “그래도 (재개장) 시기가 다가오면 판단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여지를 뒀다.
김해에 위치한 롯데워터파크 역시 3월 마지막 주, 4월 마지막 주를 기점으로 실내·외 시설을 단계별 오픈하고 5월이면 시설을 전면 개방해 왔으나 시기가 밀리고 있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정확히 (재개장) 이야기는 안 나오고 있다”며 “목욕탕 감염 발생 사례가 있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조심스레 문을 연 곳도 있다.
알펜시아 오션700 워터파크는 지난 1일부터 재개장했다. 3월 한 달간 대대적인 시설 개선과 방역작업 등을 진행한 뒤 문을 열었다.
휘닉스 평창의 블루캐니언도 지난달 안전점검과 개보수를 마치고 이달 3일부터 고객들을 맞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정의 달인 5월부터 여름까지 업계 성수기를 제대로 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