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강민호가 삼성으로 떠난 뒤 안방 불안을 뼈저리게 경험 중이다. 그래서 오프시즌 선발투수 장시환을 한화에 내주고, 1군 323경기에 출장한 신예 포수 지성준을 데려오는 2대2 트레이드도 했다. 개막을 앞둔 2020시즌 주전 안방마님으로는 지성준이 유력한 가운데, 여러 명이 호시탐탐 한 자리를 노린다.
정보근(21)도 그중 한 명이다. 2018년에 입단한 프로 3년 차 포수. 지명 순위는 9라운드, 전체 83순위로 낮은 편이지만, 코칭스태프의 기대감은 높다. 지난해 9월 확대 엔트리 시행 후 처음 1군 무대에 올라 기본기를 앞세워 기대 이상의 안정감을 선보였다. 또한 표본은 적지만 도루 저지율도 0.444(총 9회 시도, 4회 저지)로 높았다. 정보근은 "특별히 더 잘하려고 하지 않고 1년 반 넘게 2군에 있는 동안 배웠던 것을 선보이자는 마음이었다"며 "결과적은 잘됐다. 지난해 막판 활약은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고 웃었다.
정보근은 나종덕·김준태 등과 함께 한 자리를 놓고 경합하는 모양새다. 다만 나종덕과 김준태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기회를 얻어왔지만, 가장 막내인 정보근은 지난해 말 1군에 데뷔해 가능성을 입증했다. 정보근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지만 경쟁 구도가 이어지고 있어 욕심도 난다. 의식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며 솔직하게 속마음을 꺼냈다. 이어 "내 것만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따르리라 생각하고 계속 열심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팀마다 한 달 넘게 청백전을 반복하고 있으나,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찍어야 하는 정보근으로선 "자체 청백전이지만 내겐 매 경기가 중요하다. 절실하다"고 했다.
정보근은 방망이가 다소 약한 편이다. 지난해 1군 15경기에서 타율 0.125(32타수 4안타)를 기록했다. 지난 10일 4타점 경기도 펼쳤지만, 자체 청백전에서의 10경기 타율은 0.111로 그친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롯데의 안방 불안을 고려하면, 포구와 볼 배합·블로킹 등 수비 기본기가 더 우선시된다.
행크 콩거 코치의 합류를 계기로 새로운 배움을 얻고 있다. 콩거 코치는 메이저리그에서 7시즌 동안 활약한 포수 출신으로 한국계 미국인이다. 정보근은 "가볍게 건너뛰고 훈련을 할 수 있는데 기본기를 되새김질하면서 지도해 주신다. 또 경기 때 활용할 수 있는 디테일한 운영 능력 등 모든 것을 단계별로 알려준다"고 했다. 이어 "뭐든지 이해를 잘 시켜준다. 그래서 흡수가 잘 되는 것 같다. 지금까지 많이 배웠다"고 웃었다.
비시즌 가장 좋아진 부분으로는 "수비 안정감과 경기 운영 능력 등 수비 디테일을 많이 배웠다"고 꼽았다.
정보근은 "올해 첫 번째 목표는 1군 엔트리 진입이다. 이후 1군 출장 경기 수를 늘리며 더 많이 뛰고 싶다"며 "풀 타임으로 1군에 남아있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