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지난 1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로 실적 악화가 유력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오히려 전년 대비 개선된 실적을 보였다.
현대차가 지난 1분기 매출 25조3194억원, 영업이익은 8638억원을 거뒀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6%, 4.7% 증가한 수치다.
현대차 관계자는 "원화 약세의 수출 우호적인 환율 환경과, 수익성이 높은 SUV 판매가 늘어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속을 따져보면 실제 성적이 좋았다고 보긴 어렵다. 일단 1분기 전세계 판매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1.6% 감소한 90만3371대에 그쳤다. 현대차의 분기별 판매대수가 100만대 이하로 떨어진 건 2011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또 미국 자율주행 전문 기업 앱티브사와의 합작법인과 관련돼 약 1000억원의 기타 매출이 추가됐다.
현대차의 1분기 당기순이익도 55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1% 급감했다. 해외 공장 가동 중단으로 인해 해외 판매 법인의 이익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2분기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실물경제 침체 영향이 2분기부터 본격화해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향후 수요 및 판매 전망을 여러 시나리오로 세분해 분석하기 위해 위기대응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향후 내수 시장에선 신차 판매 확대를, 해외 시장에선 SUV 중심으로 공급해 실적 악화를 만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