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말 10위로 떨어진 롯데는 결국 승률 0.340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채 최하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성적이 바닥을 헤매자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에 양상문 감독과 이윤원 단장이 동반 물러났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라는 속담에서 롯데의 변화 의지가 엿보인다. 대표이사(이석환)와 단장, 감독 등 구단과 현장의 최고 책임자 모두 새 출발을 알렸다.
두 달 가까이 공석이던 단장직에 파격적인 카드를 꺼냈다. 30대의 젊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출신 성민규 단장을 선임했다. 성 단장은 이후 광폭 행보를 보였다. 키움 수석코치 출신 허문회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영입했다. FA 계약 문제로 무적 신분이던 노경은을 다시 데려오고, 안방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해 국내 투수 중 가장 많은 27경기에 선발 등판한 장시환을 한화에 내주고 즉시전력감 포수 지성준을 데려왔다. KIA와 FA 협상 난항을 겪던 안치홍을 2+2년에 붙잡았고, 최근에는 트레이드로 젊은 외야수 추재현을 영입했다. 이에 인기 드라마 주인공을 빗댄 별명까지 얻었다. 성 단장의 이런 행보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소통을 강조하며 선수단에 자율과 책임을 부여한 허문회 감독의 리더십과 경기 운영 능력도 관심을 끈다.
2루수 안치홍·포수 지성준. 롯데 제공 ▶'센터라인 보강'
지난해 롯데는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야수진 실책이 100개를 넘겼다. 부끄러운 최다실책 1위.
이번 비시즌에 센터라인을 확실하게 보강했다. 특히 포구와 블로킹, 프레이밍 등 기본기 부족이 아쉬웠던 롯데는 통산 323경기 출장 경험이 있는 지성준의 영입으로 안방 전력 강화를 꾀한다. 정보근과 김준태 등 젊은 자원도 대기 중인데, 허문회 감독은 연습경기에서 포수 자원을 두루 기용하며 경쟁을 부추긴다.
또 2루수 안치홍을 영입해 공격과 수비 모두 강화를 희망한다.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3회 수상한 안치홍은 이전 수비력을 되찾고자 명예회복을 노리며 구슬땀을 쏟았다. 또 수비 강화의 목적으로 유격수에 외국인 선수 딕슨 마차도를 영입했다.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뿐만 아니라 쏠쏠한 타격감도 자랑하고 있다.
센터라인의 남은 한 자리인 주전 중견수로는 꾸준함을 자랑하는 민병헌이 유력하다. '핫코너' 3루가 다소 약해 보이나, 기본적으로 화력(공격)만큼은 어느 팀과 견줘도 탄탄해 보인다.
롯데의 새 용병 애드리안 샘슨(왼쪽부터)·댄 스트레일리·딕슨 마차도. 롯데 제공 ▶싹 바꾼 외국인, 그리고 마운드
10개 팀 중 유일하게 외국인 선수를 모두 교체했다. 특히 5시즌 동안 뛰 효자 외인 레일리와 작별했다. 새롭게 합류한 애드리안 샘슨과 댄 스트레일리는 풍부한 메이저리그 경험을 지녀, 지난해 리그 팀 선발승 최소 1위를 벗어나는 데 얼마나 힘을 보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해엔 국내 선발진 부진도 심각했다. 다만 올해는 기대 요소가 많다. 부상을 털고 완벽한 몸 상태로 복귀한 박세웅은 최고 150㎞ 공을 던지며 새 시즌을 벼르고 있다. 또 FA 미아에서 벗어나 1년 만에 롯데 유니폼을 입은 노경은도 자체 청백전에서 안정감을 선보였다. 지난해 선발로 가능성을 보인 2년 차 서준원이 5선발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다. KBO리그 통산 세이브 2위 손승락이 은퇴한 가운데, 마무리에는 신예 김원중이 낙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