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의 시작은 언론이다. 신문의 1면은 그 시대를 상징하는 스타만이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장소다. 1면의 첫 등장. 스타로 향하는 과정이 시작됐음을 세상에 알리는 메시지다.
'Messi's first day at MARCA'
82년 된 스페인 유력지 '마르카'가 최근 게재한 기사다. 지난 20년 동안 지면에 실린 기사를 분석한 뒤, 세계 최고의 스타가 된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를 마르카가 '처음으로' 소개한 날을 기념했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51년의 역사를 가진 스포츠지 일간스포츠도 특별기획을 준비했다. 한국에서 등장한 '메시의 사례'를 소개한다.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0년 동안 '생애 첫 1면'을 장식한 축구 스타 이야기다. 〈편집자 주〉
2013년 3월 핑크빛 사랑이 큰 관심을 받았다. 주인공은 기성용과 한혜진이었다. 한국 최고의 축구스타와 미녀 배우의 만남. 둘의 열애설로 뜨거웠다. 이 뜨거움은 3월 25일 일간스포츠 1면을 장식했다. 한국의 간판 미드필더이자 축구의 대륙 유럽에서 활약하는 기성용은 일간스포츠 1면에 자주 등장한 바 있다. 하지만 한혜진과 함께 1면에 등장한 건 최초였다.
2013년 3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카타르와 경기가 열렸다. 이 대표팀 A매치를 위해 영국에서 한국으로 귀국한 기성용. 경기를 준비하던 훈련장에서 기성용이 신은 축구화가 이슈의 중심에 섰다. 'HJSY24'가 새겨진 축구화. SY는 기성용의 이니셜이고 24는 소속팀 스완지 시티에서의 등번호다. 그렇다면 HJ는 누구의 이니셜일까. 많은 이들이 HJ의 주인공으로 한혜진을 주목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이 끝난 뒤 한혜진이 MC로 있던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기성용은 "이런 여자만 있다면 당장 결혼하고 싶다"며 한혜진을 이상형으로 꼽았다. 이후 둘의 열애설이 등장했다.
'HJSY24'가 새겨진 축구화로 인해 둘의 열애설은 다시 한 번 불이 붙었다. 한 축구 관계자가 "기성용이 대표팀 동료들에게 카타르전에 HJ라고 새겨진 축구화를 신고 나가겠다고 공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기성용과 한혜진 모두 열애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기성용 측은 "이야기할 가치조차 없다"는 입장을 드러냈고, 한혜진 측 역시 "뜬금없는 열애설이라 황당하다. 다시 열애설이 불거져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하지만 둘의 사랑은 감출 수 없었다. 가려지지도 않았다. 기성용은 카타르전이 끝난 다음날 개인 SNS를 통해 열애설을 쿨하게 인정했다. 일간스포츠 1면을 장식한 뒤 이틀 만이다. 기성용은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잘 만나고 있다는 거 알려드립니다. 교제 기간이 얼마되지 않아 조심스러웠지만 저희가 잘못한 것도 아니고 서로 큰 힘이 되기에 사실 당당하게 만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밝힐 날을 고민했는데 고맙네요. 긴말은 필요 없을 거 같고 행복하게 잘 만날게요!"라고 열애 사실을 털어놨다.
열애 일정 후 약 세 달 만에 둘은 결혼에 골인했다. 2013년 7월 1일 기성용과 한혜진은 비공개 결혼식을 치렀다. 이후 이 부부는 한국의 스포츠계와 연예계를 대표하는 잉꼬부부로 이름을 날렸다. 2015년 2월에는 기성용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에서 골을 넣은 뒤 '젖병 세리머니'를 펼치며 한혜진의 임신 소식을 알렸다. 지금 부부와 함께 딸 기시온 양이 함께 있다. 기성용은 '딸바보'로 유명하다.
2016년 10월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이란 원정에서 기성용은 아내 덕에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한국 축구 스타 기성용에 대한 관심이 아니었다. '소서노의 남편'에 대한 관심이었다. 이란에서는 주몽이 '국민 드라마'다. 주몽이 이란 국영방송을 통해 방송돼 엄청난 국민적 인기를 모았다. 시청률이 무려 80%가 나왔다고 한다. 주몽의 여주인공이 바로 소서노, 한혜진이다. 이란 언론들은 '소서노의 남자'가 왔다고 반겼고, 이란 취재진과 이란 팬들도 기성용 주변에 몰려 들었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1억원을 기부하는 등 좋은 일에 앞장서며 따뜻함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