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는 개막을 하루 앞둔 4일 "미국 최대 스포츠 전문 방송사인 ESPN은 미국 내 KBO 리그의 TV 중계 권리를 확보하고, 5일 대구에서 열리는 삼성와 NC의 경기를 시작으로 매일 한 경기씩 미국 전역에 TV 생중계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KBO는 지난 3월에 해외 중계권 대행 사업자를 선정한 뒤, 세계 각국의 방송사와 O·T·T(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중계권 문의를 받았고, 협상을 진행했다. 최근 ESPN이 무상 콘텐트 제공을 요청한 사실을 알려지며 논란도 있었다. 미국 내 다른 매체의 질타도 있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의 개막이 불투명한 상황이 이어졌고, 시청을 원하는 수요 정도를 파악한 뒤 협상 자세를 바꿨다. 결국 개막에 맞춰 한국 야구가 미국 야구팬을 찾아갈 수 있게 됐다.
ESPN의 베테랑 캐스터 칼 래비치(55)는 자신의 SNS를 통해 중계 성사 소식을 알리며 "흥분된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1986년부터 전문 캐스터로 활동했다. 현재 리뷰 프로그램인 '베이스볼 투나잇'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ESPN은 KBO 리그 소속 10구단의 전력과 상황을 분석해 파워 랭킹을 선정하기도 했다. 심도 있는 분석이 엿보인다. 1위는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내준 키움이 꼽혔다. 키움의 육성 능력을 소개했고, 박병호와 강정호 등 전직 메이저리거를 배출한 전력을 주시했다. 팀 색깔이 명확한 탬파베이에 비견하기도 했다. 2019시즌 외인 제리 샌즈의 이적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숙제도 전했다.
2, 3위는 한지붕 두 가족인 LG와 두산을 차례로 꼽았다. LG는 외인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의 위력을 짚었고, 홈팬의 열정이 높은 팀으로 소개했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과 비슷한 팀으로는 LA 다저스를 꼽았다. 밀워키로 이적한 조쉬 린드블럼의 공백도 주시했다.
SK는 4위에 올렸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광현, 일본 무대로 이적한 앙헬 산체스를 언급하며 "현재 SK의 상황은 정상급 투수 개릿 콜과 저스틴 벌랜더를 동시에 잃은 셈이다"고 했다. KT는 젊은 투수들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며 5위, NC는 타선의 장타력을 주목하며 6위로 꼽았다. 롯데는 8위다. 아드리안 샘슨, 댄 스트레일리 등 전직 메이저리거가 가세 효과를 짚었다.
주목할 선수도 꼽았다. 리그 최고의 포수인 양의지(NC)를 가장 먼저 거론했다. 지난 시즌에 타율과 출루율, 장타율 1위에 오른 성과를 소개했다. 리그 에이스 양현종(KIA)은 MVP(최우수선수) 투표에서 3위에 오른 점, 경기당 볼넷이 1.6개에 불과한 점을 소개했다.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는 김하성(키움)에 대해서는 "19세부터 주전으로 활약했고, 공인구 반발력이 떨어진 상황 속에서도 준수한 OPS(출루율+장타율)을 기록했다"고 했다. 2018시즌 신인왕 강백호(KT)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한국 라인업의 중심 타선에 자리할 선수다"며 그가 한국 야구 기대주라는 점은 알렸다.
이외에도 리그 정상급 선수, 외인 타자를 두루 소개했다. 객관적인 사실뿐 아니라 전망과 분석도 세밀한 편이었다. 한국 야구가 생소할 수 있는 미국 야구팬에게 도움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