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의 공식개막전을 시작으로 12팀 모두 1라운드를 펼쳤다. 1라운드에서 단연 돋보인 팀은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울산 현대였다. 울산은 9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1라운드 상주 상무와 경기에서 4골 폭죽을 터뜨리며 4-0 대승을 일궈냈다.
공격부터 중원 그리고 수비까지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드러낸 울산이었다. 골키퍼 조현우를 시작으로 데이비슨-정승현-불투이스-김태환이 포백 라인을 섰고, 중원에 윤빛가람-이상헌-신진호가, 최전방에 김인성-주니오-이청용이 나섰다. 실로 국가대표급 멤버라 할 수 있을만큼 화려한 라인을 자랑했다. 대기명단도 화려했다. 벤치에 고명진·김기희·비욘 존슨·이동경·원두재 등이 자리를 잡았다. 박주호·이근호·윤영선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은 명단에 들지도 못했다. K리그에서 가장 치열한 주전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윤영선과 박주호 등은 연습경기에 출전하며 선발 자리를 노리고 있다. 존슨은 10일 울산대와 연습경기에서 4골을 폭발시키며 주니오를 위협하고 있다. 베스트 멤버부터 백업 자원까지, 울산은 최강 멤버를 구축했다. 올 시즌 스쿼드 면에서 전북보다 더 막강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K리그에 '전북 천하'가 열린 뒤 전북 보다 강한 스쿼드를 꾸린 최초의 팀이 된 셈이다.
이름만 화려한 것이 아니었다. 실력도 화려했다. 공격은 매서웠고, 중원은 활발했으며, 수비는 안정적이었다. 권경원, 문선민 등 국가대표들이 포진한 만만치 않은 상주를 처참하게 무너뜨렸다. 주니오가 2골1도움을 올리며 킬러의 위용을 떨쳤고, 이상헌과 윤빛가람이 연속골을 넣었다. 단단한 수비를 자랑하며 실점도 하지 않았다.
특히 이적생들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골키퍼 조현우는 울산 골문은 든든히 지켰고, 미드필더 윤빛가람은 중원을 지배했다. 경기조율과 볼배급에서 윤빛가람의 장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환상적인 중거리 골은 덤이었다.
'화룡정점'은 역시나 '블루드래곤' 이청용이었다. 그는 지난 2009년 FC 서울을 떠나 유럽으로 진출했고, 10년이 넘도록 유럽에서 활약했다.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윙어. 그러다 올 시즌을 앞두고 울산으로 왔다. 상주전에 선발로 나섰다. 2009년 7월 19일 강원 FC-서울전 이후 10년9개월20일, 3948일 만에 K리그 그라운드를 밟았다. 11년 만에 돌아왔지만 그의 존재감과 영향력은 그대로였다. 날카로운 드리블과 패스 그리고 노련한 경기 운영까지 왜 이청용에 K리그가 열광하는 지 알 수 있는 모습이었다. 이청용은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강렬한 모습을 드러내며 다음을 더 기대하게 만들었다. 90분 풀타임을 뛰며 체력적으로도 문제가 없음을 증명했다. 울산 우승을 위한 마지막 퍼즐이 이청용이다. 이청용 합류로 울산은 더욱 강해졌고, 무게감이 달라졌다. 우승에도 더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김도훈 울산 감독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축구를 하고 싶은 열망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 우리 선수들이 노력한 결과가 나왔다. 준비한대로 경기를 잘 풀어나갔다. 좋은 결과를 가지고 왔다. 첫 단추를 잘 끼었다. 울산은 항상 우승을 목표로 하는 팀이다. 작년에 아쉽게 준우승을 했지만 올해에는 마지막에 웃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청용 역시 "어떤 경기력이 나올 지 궁금했는데 생각했던 것 만큼 잘 나왔다. 결과도 좋았다. 기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열심히 준비한 결과다. 그렇지만 이것이 울산의 전부는 아니다. 앞으로 더 좋은 경기력을 기대해줘도 좋을 것 같다. 선수들과 발을 맞추다 보면 더 좋아질 것이다. 울산이 15년 동안 우승이 없었다. 첫 경기를 치른 상황이라 아직 우승 이야기는 이르다. 하지만 한 경기, 한 경기 잘 준비를 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자신감을 표현했다.
울산의 최대 라이벌 전북은 아쉬움이 컸다. K리그 최초 4연패에 도전하는 전북은 수원에 1-0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인상적이지 못했다. 우승후보답지 못했다. 물론 이제 1라운드를 치렀을 뿐이다. 앞으로 어떤 반전과 어떤 전개가 기다리고 있을 지 모른다. 그렇지만 1라운드 기선제압에서 울산이 이겼다. 1라운드에서 '1강'은 울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