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이번 한 주는 상당히 중요하다. 만만치 않은 상대와 맞붙고, 마운드의 불안함도 떨쳐내야 한다.
LG는 개막 첫 주 2승 3패로 마감했다. 지난 5일 개막전에서 두산을 8-2로 물리치고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이후 3연패를 당했다. 10일 마산 NC전에서 1회에만 6점을 내줘 패색이 짙었으나, 8회에만 7점을 뽑는 집중력을 선보인 끝에 10-8 역전승했다. 자칫 시즌 초반 팀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었으나, 포기하지 않고 따라붙어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지난해 5강 팀과 맞붙는다. 주중(12~14일)에는 SK, 주말(15~17일)에는 키움을 홈으로 불러들인다. SK가 시즌 초반 1승 4패로 다소 부진하나, LG는 지난해 상대 전적에서 6승 10패로 가장 열세였던 만큼 껄끄러운 상대임에 틀림없다. 올해 4승 1패로 순항 중인 키움 역시 지난해 LG에 9승 7패를 기록했다. LG는 정규시즌 4위를 차지한 지난해 자신보다 더 높은 순위의 두산-SK-키움에 열세를 보였다.
만만치 않은 일정과 동시에 마운드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외국인 투수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의 구위와 컨디션 확인이다. 국내 4~5선발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LG로선 외국인 투수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류중일 감독도 "외국인 투수와 차우찬의 등판 때 최대한 많이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윌슨과 켈리는 지난 8일과 10일 NC전에 선발 등판해 4⅓이닝 7피안타 7실점, 2이닝 8피안타 6실점(5자책)으로 부진했다. 윌슨은 경기 중반인 5회 와르르 무너졌고, 켈리는 1회에만 6점을 헌납해 초반부터 흔들렸다.
준비과정이 순조롭지 않았다. 윌슨과 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에 특별 휴가를 다녀왔다. 3월 말 귀국 후 KBO의 권고에 따라 2주간 자가격리를 거쳐 컨디션 조율이 쉽지 않았다. 다시 컨디션을 끌어올려 퓨처스리그 실전 경기에 나서기도 했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지난해 10개 구단 최고 외국인 원투 펀치로 활약하며 실력을 검증받았기에, 향후 컨디션만 끌어올린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하지만 코로나19의 불확실성과 여러 부담 속에 운영되는 시즌인 만큼 어느 때보다 초반 순위 경쟁이 중요하다. 그래서 이들의 컨디션 회복이 중요하다. 윌슨과 켈리가 중심을 잡아야, LG 마운드는 더욱 힘을 얻을 수 있다.
지난해 35세이브를 거두며 LG의 마무리로 자리매김한 고우석의 안정감 찾기도 중요하다. 고우석은 10일 NC전 10-7로 앞선 9회 말 등판해 팀 승리를 지켰지만, 1이닝 동안 2피안타 4사구 1개, 1실점 했다. 10-7로 앞선 상황에서 1사 만루를 허용한 그는 희생플라이로 1실점 했고, 2사 1·3루에서 노진혁을 땅볼 처리해 가까스로 경기를 끝냈다.
지난해 가을야구에서 뼈아픈 경험을 한 그는 올해 청백전과 타 팀과의 연습경기에서도 다소 흔들리고 있다. 지난달 24일 SK와의 연습경기에선 3-3이던 9회 초 선두타자 김창평에게 솔로홈런을 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이후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으나 볼넷을 2개 내줬다. 4월 27일 키움 전에서 2-1이던 9회 말 등판해 2아웃을 먼저 잡은 뒤 이후 11개 연속 볼을 던지는 등 세 타자 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결국 만루에서 대타 이정후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았다.
LG로선 이번 주 성적 못지않게 윌슨과 켈리, 고우석까지 핵심 선수의 컨디션 확인을 절실히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