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더블헤더 하니까 허리가 아프네." (류중일 LG 감독) "힘든 건 사실이다." (손혁 키움 감독)
지난 16일 잠실에서 LG와 키움의 더블헤더가 열렸다. LG와 키움 모두 2009년 6월 21일 각각 삼성, 한화와 더블헤더를 가진 뒤 3982일 만에 하루에 두 경기를 소화했다. 리그 기준으로는 올 시즌 처음으로, 지난해 9월 19일 두산-SK 이후 240일 만에 더블헤더가 진행됐다.
LG와 키움은 전날(16일) 더블헤더의 체력 소모를 염려해 17일 자율훈련을 했다. 원정팀 키움은 평소보다 30분 늦게 숙소에서 출발했다.
10개 구단 사령탑 중 최고령인 류중일(57) LG 감독은 "오랜만에 더블헤더를 가져 (더그아웃에 계속 서 있으니) 허리가 아프네"라고 웃었다. LG에 두 경기를 모두 내줘 더욱더 아쉬움이 컸던 손혁 감독은 "메이저리그는 더블헤더가 자주 열리지만, 우리 팀은 최근 몇 년 동안 경험이 없어 더블헤더 다음날 또 2시 경기를 하니 힘든 건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개막이 늦어져 우천 시 더블헤더 및 서스펜디드를 시행한다. LG와 키움은 16일 오후 2시에 더블헤더 1차전을 시작한 뒤, 경기 종료 후 30분 후에 더블헤더 2차전에 돌입했다. 17일 경기는 정규시즌 일정이 발표된 지난해 12월 16일부터 일요일 2시 경기로 잡혔다.
더블헤더 진행 시 1차전과 2차전 라인업에 변화를 줄 수밖에 없어 경기 운영이나 체력적으로 어려움이 따른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의 특수한 상황에서 열리는 만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양 팀 감독은 17일 경기 전 만나 더블헤더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며 공감대를 가졌다. 류 감독은 "투수가 걱정이다. 앞으로 더블헤더를 계속하려면 투수가 많아야 한다"고 말했다. 손 감독은 "24시간 안에 3경기를 치르니 (선수들도) 피곤한 것 같다. 올해는 이미 일정을 짜놓았으니 어쩔 수 없지만, 이후에는 (주말과 관계없이) 더블헤더 다음날 (공휴일) 경기는 오후 5~6시로 늦추면 훨씬 더 좋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