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17일 인천 NC전을 5-11로 대패하며 9연패 늪에 빠졌다. 1승 10패(0.091)로 1할 승률까지 무너지며 리그 최하위 자리를 지켰다. 개막 3연전 중 두 번째 경기인 지난 5일 시즌 첫 승을 따낸 이후 전패. 팀 9연패는 김용희 감독 재임 시절인 2016년 9월 이후 처음이자 역대 세 번째다. 이 부분 팀 기록은 무려 20년 전인 강병철 감독이 사령탑에 있던 2000년 세운 11연패다.
염경엽 SK 감독은 17일 경기 전 "10경기를 했으니까 아직 기회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팬들에게 죄송하지만 충분히 우리 선수들이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선수단을 독려했다. SK는 트레이 힐만 감독 재임시절인 2017년 개막 6연패로 시즌을 시작하고도 5위로 포스트시즌 막차를 탄 경험이 있다. 터닝 포인트만 만들면 반등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감독의 기대는 경기력으로 나타나지 않았다. 말이 필요 없는 완패였다. 마운드는 일찌감치 무너졌고 타선은 집중력이 부족했다.
SK는 이날 1회초 박민우에게 선두타자 홈런을 맞고 시작부터 끌려갔다. 2회말 2득점해 가까스로 경기를 뒤집었지만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3회초 볼넷과 안타로 만들어진 2사 1,3루에서 강진성에게 역전 3점 홈런을 허용했다. 팔꿈치 뭉침 증상으로 등판을 거른 닉 킹엄을 대신해 마운드에 오른 '임시선발' 백승건은 3이닝 5피안타 4실점 패전투수가 됐다.
불펜은 추풍낙엽에 가까웠다. 4회부터 가동된 불펜은 조영우(1⅔이닝 2피안타 3실점) 박희수(⅓이닝 4피안타 3실점) 이원준(1⅔이닝 4사사구 1실점) 김주온(1⅓이닝 무실점) 서진용(1이닝 무실점)이 나란히 마운드를 밟았다. 경기 막판 나온 김주온과 서진영이 무실점으로 버텼지만 큰 의미가 없었다. 경기 중반 등판한 투수들이 하나같이 흔들리며 무너졌다.
타선은 모처럼 안타 12개를 기록했다. 최근 3경기 평균이 4개라는 걸 고려하면 3배였다. 문제는 집중력. 찬스마다 무기력하게 물러났다. 1회말 2사 1,2루. 3회 무사 1,2루. 6회 2사 2루에서 모두 적시타가 터지지 않았다. 9회 3점을 뽑아냈지만 이미 승부는 크게 기운 상태였다. NC와 똑같은 안타를 기록하고도 점수차가 2배 이상 났다. NC는 홈런 4개로 대량 득점의 물꼬를 텄다.
시즌 초반부터 위기다. SK는 19일부터 키움 원정 3연전을 시작한다. 선발 로테이션상 리카르도 핀토(1승 1패·평균자책점 3.18) 박종훈(승패 없음·평균자책점 3.60) 문승원(승패 없음·평균자책점 4.63)의 등판이 예상된다. 김광현이 미국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면서 연패를 끊어줄 에이스가 없는 상황. 핀토는 직전 등판인 13일 LG전에서 4⅔이닝 7피안타 10실점(3자책점)으로 무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