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를 향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그림자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리그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두 차례의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확진자가 추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EPL 사무국은 23일(현지시간) "지난 19일과 21일, 22일에 걸쳐 996명의 선수와 클럽 스태프를 검사한 결과 2개 구단의 2명에게서 양성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사무국은 확진자의 소속 클럽 등 개인 정보는 공개하지 않은 채 이들이 7일간 자가격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검사는 앞서 17일과 18일 양일간 7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1차 진단검사에 이은 2차 진단검사다. EPL 사무국은 1차 진단검사에서 이 중 3개 구단 6명이 양성 결과를 받았다고 밝혔다. 여기에 2차 진단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2명을 더하면 총 1744명 중 8명이 확진을 받은 셈이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많은 인원을 검사한 결과 양성 반응이 소수에 불과한 점은 신중한 낙관론을 갖게 할 것"이라고 보도하며 리그 재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많은 이들은 확진자가 여러 구단에 분포되어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여전히 재개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EPL은 정부 허가에 따라 6월 재개가 가능해지면서 다음달 12일 재개를 목표로 현재 소규모 그룹 훈련을 시작했고, 25일과 26일 추가 검사를 진행한 뒤 27일 구단 회의를 통해 이후 단계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 회의에선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에 기반해 5명 이하 그룹 별로 75분을 넘지 않는 선에서 철저한 '비접촉' 훈련으로 진행하고 있는 훈련을 접촉 허용 방식으로 전환하고 리그 재개를 위한 2단계 계획을 진행할 것인지 논의하게 된다. 그러나 은골로 캉테(첼시)를 비롯해 일부 선수들이 감염을 우려해 훈련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재개가 가능할 지 의문이 깊어지고 있다. 누적 확진자만 25만 명을 넘어선 영국의 현 상황에서 리그 재개는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계속 이어지는 중이다.
이처럼 재개를 향해 움직이던 EPL에 '빨간 불'이 켜졌지만, 영국 못지 않게 코로나19로 많은 피해를 입고 있는 스페인은 정부 지지를 얻어 프리메라리가를 재개할 방침이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7월부터 외국인 관광객의 스페인 입국을 허용한다고 발표하며, 동시에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등 주요 스포츠 이벤트의 재개도 내달 8일부터 허가한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훈련 중인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모습. GettyImages 스페인은 이탈리아와 함께 유럽에서 초기 코로나19 사태가 가장 심각했던 나라다. 이 때문에 지난 3월 14일 전국에 봉쇄령을 발령했고, 두 달 만인 지난 11일부터 봉쇄를 점진적으로 해제하는 중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서도 수도 마드리드와 경제중심도시 바르셀로나의 경우 코로나19의 안정세가 아직 미흡하다고 보고 각종 제한 조치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산체스 총리는 "스페인이 본연의 모습을 회복해야 하며, 일상을 되찾을 시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스페인 내에서도 리그 재개에 대한 찬반 여론은 존재한다. 그러나 하비에르 테바스 회장을 비롯한 프리메라리가 사무국은 정부 허가를 얻은 뒤 리그를 재개하겠다는 입장이었으며, 오는 6월 12일 재개를 목표로 하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산체스 총리의 공식 발표를 통해 이보다 나흘 앞선 6월 8일부터 리그 재개가 가능해진 만큼 일정을 확정하고 리그를 다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프리메라리가는 구단별로 11경기를 남겨둔 채 중단됐으며 지난 8일부터 훈련에 복귀해 재개를 준비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