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득점 선두 울산 주니오와 K리그2 득점 선두 대전 안드레. 한국프로축구연맹 예열도 필요 없다. 삼바 축구의 나라 브라질에서 온 '골무원'과 '곤드레 안드레'의 발끝은 시작부터 뜨거웠다.
이제 개막 4주차를 맞이한 프로축구 1·2부 K리그1과 K리그2가 벌써 득점왕을 향한 질주로 후끈 달아올랐다. 특히 K리그1·2에서 각각 득점 순위 가장 높은 곳에 랭크되어 있는 두 브라질 골잡이, '골무원' 주니오(34·울산 현대)와 '곤드레 안드레' 안드레 루이스(23·대전 하나시티즌)의 활약이 그야말로 대단하다.
2017년 대구 FC에서 뛰며 K리그 무대에 데뷔한 주니오는 2018년부터 울산 유니폼을 입고 매 시즌 탁월한 골 감각을 보여줬다. 골과 공무원을 합쳐 '골무원'이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매 시즌 착실하게 득점을 올려준 주니오는 자타공인 울산의 해결사로 올 시즌을 맞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예년보다 두 달 가까이 늦게 시작한 올 시즌, 주니오는 작심한 듯 1라운드부터 골을 만들어내며 득점 행진을 시작했다. 1라운드 상주 상무전(4-0 울산 승) 2라운드 수원 삼성전(3-2 울산 승)에 이어 3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전(1-1 무)까지 3경기 연속 골을 터뜨린 주니오의 결정력은 경기를 지켜본 이들의 감탄을 불러 일으켰다.
3경기 5골 1도움이라는 주니오의 성적은 득점 순위표만 놓고 봐도 독보적이다. 아직 3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다곤 하지만 2위권을 형성하는 양동현(34·성남) 강상우(27·상주) 일류첸코(30) 팔로세비치(27·이상 포항)의 기록이 2골인 점을 감안하면 초반부터 3골 차 이상으로 격차를 벌린 셈이다. 주니오는 2018시즌 득점 순위 3위(22골) 2019시즌 2위(19골)를 기록하며 번번이 득점왕을 놓쳤는데, 특히 2019시즌 20골로 득점왕에 오른 타가트(27·수원)에 단 한 골로 밀려났던 한을 풀겠다는 기세다. 또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선정하는 라운드별 MVP에도 1, 2라운드 연속으로 뽑혀 이 부분에서도 강상우와 함께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미 K리그에서 4년 째를 맞이한 주니오가 K리그1을 휩쓸고 있는 동안, K리그2에선 이번 시즌 처음으로 한국 무대에 선을 보인 안드레의 돌풍이 거세다. '대전 루니'로 불리는 안드레는 일찌감치 자신이 대전의 에이스임을 증명했다. 개막 후 4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며 안병준(30·수원 FC)과 함께 5골로 K리그2 득점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수원 FC와 개막전에서 데뷔골을 넣으며 팀의 첫 승에 힘을 보탰고, 충남 아산전 멀티골과 제주 유나이티드전 선제 2실점 후 추격의 시작을 알리는 만회골에 이어 이번 안산 그리너스전에선 결승골을 터뜨려 득점 선두다운 '만점' 영양가를 자랑했다.
임대 신분으로 대전 유니폼을 입은 안드레는 브라질 명문 구단 코린치앙스 소속으로, 개막 전부터 능력을 주목 받은 선수다. "실력만 놓고 보면 K리그1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관계자들의 평가처럼 개인기와 피지컬, 골 결정력까지 어느 하나 빠지는 구석이 없다. 4경기 5골이라는 숫자가 말해주듯, 시즌 내내 득점력을 유지할 수만 있다면 안드레는 K리그 데뷔 첫 시즌 득점왕을 차지하고 다음 시즌 K리그1까지 집어삼켰던 2014시즌 조나탄(30·당시 대구 FC) 2017년 말컹(26·당시 경남 FC)의 계보를 이을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