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 임완섭 감독의 인천 유나이티드와 김기동 감독의 포항 스틸러스가 맞대결을 펼친다. 한국프로축구연맹 나란히 첫 패배를 당한 두 팀이, 비슷한 고민을 끌어안은 채 맞대결에 나선다. 부상과 군 입대로 전력 공백이 발생한 인천 유나이티드와 포항 스틸러스 얘기다.
인천과 포항은 31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0 4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두 팀 모두 지난 3라운드 경기에서 개막 첫 패배를 맛본 뒤 치르는 경기라 승리가 간절하다. 상황은 1승1무1패(승점4)를 기록 중인 포항(6위)이 첫 승 없이 2무1패(승점2)로 10위에 처져있는 인천보다 조금 나은 편이지만 안심하긴 어렵다. 포항은 포항대로, 인천은 인천대로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기 때문이다.
포항은 지난 3라운드를 끝으로 수비수 심상민과 김용환, 공격수 허용준(이상 27)을 군대로 떠나 보냈다. 상무에 최종 합격한 세 명의 선수는 3라운드 FC 서울전을 마친 뒤 25일 논산훈련소에 입소했다. 이번 최종 합격 명단에 오른 12명의 선수 중 같은 팀에서 3명이나 선발된 건 포항이 유일하다. 시즌 도중 입대를 염두에 두고 준비하긴 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리그 개막이 늦춰지면서 주축 선수들이 겨우 3경기만 뛰고 떠나게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에 고민이 크다. 특히 수비 라인에서 좌우 측면을 책임지던 심상민과 김용환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가 관건이다.
상무 최종 합격 명단이 발표된 뒤부터 김기동 감독은 '플랜 B' 구상에 여념이 없다. 김상원(28)과 박재우(22), 권완규(29) 등이 대체 자원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포항의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을지는 검증이 필요하다. 김상원은 지난 시즌 FC 안양에서 34경기 출전 6골 8도움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으나 올 시즌 포항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선 적은 없다. 22세 이하(U-22) 자원인 박재우도 지난 시즌 2경기에 출전한 것이 전부다. 권완규도 부상으로 최근 훈련에 합류한 만큼 당장 경기에 나서긴 어렵다.
인천은 케힌데(사진 왼쪽)의 부상과 무고사의 부진으로 공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에 맞서는 홈팀 인천도 걱정이 태산이다. 짠물수비를 앞세운 '실리 축구'로 개막전 대구 FC, 2라운드 성남 FC와 경기서 연달아 0-0 무승부를 만들며 승점 2점을 따냈던 인천은 지난 라운드에서 수원 삼성에 페널티킥 결승골을 내주며 첫 패배를 당했다. 3경기 1실점에 그친 수비 완성도는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승리를 위해선 공격력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무고사(28)와 케힌데(26) 두 외국인 선수가 막힌 공격을 뚫어줘야 하는데, 무고사는 집중 견제에 시달리고 케힌데는 설상가상으로 부상까지 당했다.
케힌데의 부상 정도에 대해 인천은 아직 말을 아끼는 중이다. 인천 측은 "26일 정밀 검사를 받고 27일 2차 검사를 받았다. 아직 정확하게 얘기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지만, 다음 경기에 곧바로 투입하긴 어려워 보인다. 가뜩이나 공격 루트를 다양화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입장에선 결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결국 무고사가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중원부터 최전방까지 빠르고 효율적인 공격 전개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임완섭 감독도 공격적인 부분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만큼 포항전에 보다 적극적인 모습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임 감독은 "우리 팀엔 김호남, 송시우, 최범경 등 우수한 공격진이 많다. 최상의 공격 조합을 만들어 해결하고자 한다"며 "홈이기 때문에 물러서지 않는 축구를 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공격의 축을 부상으로 잃은 인천, 수비의 축을 군대라는 변수로 잃은 포항의 맞대결이 두 팀에 중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