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프로야구 KBO리그 SK와이번스와 KIA타이거즈의 경기가 24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9회초 2사 최형우의 1루 땅볼때 1루수 로맥이 베이스커버를 들어간 투수 하재훈에게 송구하다 실책을 범하고 있다.인천=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0.05.24/ KBO 리그 개막 첫 달은 1루에서 유독 어수선한 플레이가 많았다.
지난달 7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롯데의 시즌 3차전. 롯데가 4-3으로 1점 앞선 공격에서 무사 1루를 만들었다. 타자 딕슨 마차도가 우측으로 희생번트 타구를 보냈다. KT 1루수 강백호는 민첩한 쇄도 뒤 포구를 했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1루 커버를 들어간 2루수에게 악송구를 하며 아웃 카운트를 잡지 못했다. 이어진 위기에서 투수 김재윤은 적시타를 맞고 1점을 내줬다.
공을 잡은 1루수는 다른 야수가 베이스 커버를 들어올 때까지 한 템포를 기다렸다. 정석은 1루를 향해 달려가다가 언더 토스를 하는 것이었다. 주자가 예상보다 빠르게 움직이자 마음이 급해졌고, 어설픈 송구를 했다. 빗나가기도 했다.
강백호는 아직 1루 수비 경험이 부족하다. 5월 24일 SK-KIA전에서는 전문 1루수인 제이미 로맥도 미숙한 플레이를 했다.
3연패던 SK가 9회초 2사까지 3-2로 앞선 상황. 마무리투수 하재훈이 최형우에게 우측 방면 내야 타구를 유도하며 승리를 목전에 뒀다. 로맥은 옆 동작으로 공을 잡았다. 호수비였다. 그러나 언더 토스가 허공을 갈랐다. 커버를 들어간 투수가 뛰어올라도 닿지 않는 위치로 향했다. 투수는 이어진 상황에서 나지완에게 동점 적시타를 맞았다. SK는 연장 승부 끝에 이겼다. 로맥의 실책에 1승을 날릴 뻔했다.
1루에서의 연계 플레이는 보통 희생번트나 우측 타구가 나왔을 때 이뤄진다. 커버를 들어가는 동료의 발걸음에 타이밍을 맞춰서 안정감 있는 송구 또는 토스가 필요하다. 느린 타구를 처리하거나 공이 향하는 위치가 애매할 때는 처리가 어려울 때도 있다. 그러나 스프링캠프 단체 훈련에서 가장 먼저 진행할 만큼 기본적인 플레이다.
때로는 직접 베이스를 밟거나 태그를 해도 되는 상황에서도 굳이 커버를 들어온 동료에게 토스를 하다가 실책이 나오기도 한다. 호흡 문제다. 그러나 지난 5월에는 판단력보다 미숙한 플레이가 초래한 장면이 더 많았다.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LG트윈스와 SK와이번스의 연습경기가 열렸다.9회초 1사 1,2루 최항의 1루 땅볼때 투수 고우석이 1루 베이스커버를 들어가 타자주자를 아웃시키고 있다.잠실=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0.04.24/ 투수의 플레이도 마찬가지다. 지난 21일 KT와 한화에서는 아웃 타이밍에 세이프가 선언된 장면이 있었다. KT 신인 투수 소형준이 3회초 수비에서 2사 만루 위기에 놓였고, 4번 타자 이성열을 상대했다. 낮은 코스 변화구로 땅볼을 유도했고 1루수 강백호가 몸을 날려 타구를 잡아냈다. 호수비였다. 이 경기에서는 토스도 좋았다. 그러나 소형준이 공을 잡은 뒤 베이스를 밟지 못했다.
베이스 앞에서는 속도를 줄이며 보폭을 짧게 가져가야 한다. 신인 투수의 경험 부족으로 보기는 어려웠다. 소형준도 자신의 플레이가 미숙했다는 것을 인정했다. 이어진 상황에서 5점을 더 내줬다.
베테랑 투수도 같은 실수를 했다. LG 좌완 불펜투수 진해수가 5월 24일 잠실 KT전7회초 1사 2루 상황에서 조용호를 상대로 1루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자신이 커버를 들어갔고 토스도 잡았지만 베이스 앞쪽을 밟았다. 뒷걸음으로 재차 베이스를 밟았지만 타자 주자의 발이 더 빨랐다.
KBO 리그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5월에야 개막을 했다. 리그 전반적으로 불펜투수들이 고전하고 있고, 심판진의 경기 운영도 논란이 많다. 아직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는 평가. 그러나 흔들리는 기본기에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평범한 땅볼 포구에 실패하는 장면도 많다.
현장 사령탑 출신 야구인은 "커버 플레이에 변수가 많긴 해도 기본 중에서 기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준비 과정에서 변수가 생겼다고 볼 순 있지만, 6월에도 그런 장면이 이어진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6월 첫째 주 첫 경기던 2일에도 KT 1루수 문상철이 어설픈 토스를 했다. 7회초 1사 1·3루에서 땅볼을 잡은 뒤 홈 송구를 하려다가 타자 주자를 잡기 위해 언더 토스를 했다. 매우 어설픈 동작이 나왔다. 타자 주자는 세이프. 문상철은 앞선 2회에도 선발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의 등 뒤 쪽으로 토스를 했다. 투수가 간신히 잡았다.
날씨가 더워지는 6월이다. 우기(雨期)도 다가온다. 더블헤더가 늘고, 월요일 경기도 곧 치를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본기 문제가 나오면 실점 여부, 승패뿐 아니라 동료의 집중력까지 저하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