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대화동 킨텍스에서 열린 ’제56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신유청이 '그을린사랑' 연출로 연극부문 백상연극상을 수상하고있다.TV·영화·연극을 아우르는 국내 유일무이한 종합예술시상식 ‘56회 백상예술대상’은 6월 5일 오후 4시 50분 경기도 킨텍스 7홀에서 진행되며 JTBC·JTBC2·JTBC4에서 생중계된다. 특별취재반 / 2020.06.05/
존재감을 점점 넓혀가는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이다.
5일 오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제56회 백상예술대상이 무관중 개최된 가운데, 올해 시상부문 확대를 예고한 연극부문은 처음으로 신설된 백상연극상, 남녀최우수연기상을 비롯해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수여되는 젊은연극상까지 총 4개 부문에 대한 시상이 이뤄졌다.
백상연극상 영예의 첫 주인공은 신유청 연출(그을린 사랑)에게 돌아갔다. 백상연극상 첫 후보에는 신유청 연출과 함께 스푸트니크(박해성 작/연출, 상상만발극장 제작) 이연주(이게 마지막이야 - 작가) 휴먼 푸가(공연창작집단 뛰다, 남산예술센터 공동 제작)가 올라 치열한 경합을 펼쳤다.
백상연극상은 지난 해 가장 뛰어난 연극적 성과를 낸 작품, 혹은 개인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누가 받아도 이견없을 쟁쟁한 연극인들이 첫 후보가 됐고, 그 중에서도 신유청 연출은 발군의 연출력을 인정 받았다. 2019년 영화계에 봉준호가 있었다면 연극계에는 신유청이 있었다.
심사위원들은 "지난해 연극계는 '신유청의 해'라는 말이 돌 정도였다. 신유청 연출가는 길지 않은 경력에도 발군의 연출력으로 화제를 모았다. 물 흐르는 듯 유려한 시공을 펼쳐가며 미적으로 세련된 무대를 창출하기도 했지만 그가 연출한 '그을린 사랑' '녹천에는 똥이 많다' '와이프'는 전쟁, 허위의식, 성소수자 등 모두 묵직한 사회문제들을 다루기도 했다"고 종합 평가했다.
최우수연기상은 치열한 경합 끝 여자최우수연기상 '로테르담' 김정, 남자최우수연기상 '와이프' 백석광이 차지했다. 총 여덟 명의 연기상 후보 중 여배우가 다섯, 남배우가 셋이었다. 젊은 여성 연기자들의 활발한 활동상이 그대로 반영 된 결과다.
여자최우수연기상 주인공 김정은 지난해 젠더 이슈와 관련된 작품에 다수 출연한 배우다. 특히 '로테르담'에서 성정체성의 혼란에 빠진 레즈비언을 공감 넘치게 구현해 진정한 인간관계에 대한 중층적 관점을 열어줬다는 평을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소시민 주부의 욕망을 그려낸 김신록(녹천에는 똥이 많다), 고공시위 노동자 아내 역의 이지현(이게 마지막이야), 전쟁 탓에 아들과 잔인한 운명으로 만나는 어머니를 열연한 이주영(그을린 사랑), 자식을 잃은 택시기사 역을 새롭게 제시한 이리(7번 국도)도 수상자 못지 않은 인상적인 연기를 펼쳐 심사에 고심이 컸다"고 전했다.
최우수남자연기상 백석광은 '와이프'와 '그을린 사랑'에서 뜨거운 에너지와 내적 공허감이 교차하는 화려한 연기로 주목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수상은 못했지만 장애인 연기자 김원영은 자신이 직접 쓰기도 한 '사랑 및 우정에서의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에 관한 법률'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가로막는 벽들에 대해 솔직하고도 절박한 질문을 던졌다. 임영준은 '너에게' '레드 올랜더스' 등에서 힘과 안정감과 상상력을 고루 갖춘 연기자로 아기, 무사, 햄릿 역을 넘나 들었다"고 함께 호평했다.
가장 미래지향적이며 도전적인 연극인이나 단체에게 주는 젊은연극상은 '사랑 및 우정에서의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에 관한 법률' '배우는 사람' '관람모드' 등을 만든 극단 0set project(신재 작·연출)가 받았다.
0set project 극단은 세월호나 장애인 등 자칫 표제적이거나 표면적으로 스쳐 갈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 소극장 연극이라는 조건을 활용해 관객들로 하여금 단순하면서도 극한적인 방식으로 그것들과 대면하게 하는 작업을 해왔다.
연극부문 심사위원 일동은 "수상자를 비롯해 후보에 오른 모든 분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고 축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