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의 코치진 변화 소식이 들려온 6월 초. 김성재 수석코치와 윤희준 코치가 팀을 떠나고 김진규 코치가 합류한다는 소식에 팬들의 궁금증은 사라진 또다른 코치 한 명에게 쏠렸다. 2019년 초부터 소리소문 없이 코칭스태프 명단에서 사라진 아디(44)의 행방을 묻는 이들이 많아졌다.
아디는 지금까지 K리그를 거쳐 간 916명의 외국인 선수 중 유일한 '원 클럽 맨'이다. 2006년 K리그 무대를 밟은 뒤 8년 동안 서울에서만 뛰었고, 선수로 뛰는 동안 2009년을 제외하고 매 시즌 30경기 이상 출전, 리그에서만 264경기에 출전했다. 2010년과 2012년 두 차례 서울의 리그 우승에 힘을 보탰고 K리그 베스트11 수비수 부문에도 다섯 번이나 이름을 올렸다. 2013년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뒤에도 아디는 서울을 떠나지 않았다. 2014년부터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벤치를 지키며 명실상부한 '서울의 레전드'로 팀과 함께 했다.
그러나 지도자 자격증 보유 문제로 벤치에 앉을 수 없게 되면서 아디와 서울의 동행에 제동이 걸렸다. 아디 코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기준 C급 라이센스 보유자로, 프로팀 코치가 되기 위해선 A급 라이센스가 필요했다. 언어적인 문제로 한국에서 지도자 강습을 소화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아디 코치는 가족과 함께 브라질로 돌아가 자격증을 따기로 하고 떠났다. 브라질 현지에서 재능 있는 외국인 선수들을 찾아보고 정보를 전달하는 스카우트 역할도 겸했다.
그러나 2019년 초, 아디의 이름은 서울 홈페이지의 코칭스태프 명단에서 사라졌다. 팬들은 서울이 아디와 계약을 해지한 것인지 궁금해 했고, 한국프로축구연맹의 K리그 축구산업 아카데미 보도자료에 아디의 이름이 '전 FC서울 코치'로 기재된 것을 보며 막연하게 결별을 추측할 따름이었다. 당시 연맹은 외국인 선수들의 K리그 적응을 돕기 위한 '외국인선수 과정'과 은퇴를 앞둔 선수들을 위한 '은퇴선수 진로교육과정'을 신설하고 아디를 강사로 섭외하려 했으나, 아디가 브라질에서 올 수 없어 신의손 코치가 강사로 나선 바 있다.
결론은 계약 만료로 인한 결별이다. 서울 관계자는 "아디와 계약은 2019년 만료됐다"며 "현재 아디와 계약 관계는 유지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시 계약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계약 만료 시점에서 아디의 지도자 자격증 취득 이런 부분들이 여의치 않았고, 마냥 기다려줄 수 없는 상황에서 아디 본인도 현지에서 여러 가지 생각하는 것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코치 계약은 해지됐지만 서울 측은 아디와 여전히 서로 연락을 취하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아디는 올해 1월 한국을 방문해 구단 관계자들과 만남을 갖기도 했다. 서울 관계자는 "아디와는 지금도 계속 서로 연락을 취하며 정보를 교류하고 있다. 아디가 브라질 현지 정보를 우리에게 공유해주고, 우리도 국내 정보를 알려주기도 한다"고 덧붙였다.